보건복지부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 모집에 응하지 않는 병원에 대해 페널티는 물론 사전에 제출한 정원에 맞춰 전공의를 채용하지 않는 병원에도 지침 미준수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요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7월 22일부터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했지만, 이미 의료현장에서는 전공의들의 지원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대위는 7월 23일 성명을 통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내놨다.

6개 의대 비대위는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전공의 수련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상급년차 전공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1년차 전공의 수련의 질 저하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는 게 6개 의대 비대위의 주장.

아울러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으로 인해 지방 사직 전공의가 수도권 병원으로 옮겨간다면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필수의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한 6개 의대 비대위다.

이들 비대위는 “전공의 교육의 주체인 진료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의 지도에 따라 진행되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할 수 없다”며 “수련병원 정상화, 의대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해 복지부와 교육부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 처방으로 상생을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전공의 사직 처리 결과와 하반기 전공의 모집정원을 제출하지 않은 수련병원에 대해서 페널티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이미 밝혔고, 세부적인 사항은 추가 검토를 통해 2025년도 전공의 정원 결정 시 반영하겠는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즉, 일부 의대 교수 비대위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으로 뽑은 전공의를 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자 유감을 표한 복지부인 것이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7월 2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용기를 내서 수련을 계속하려는 전공의를 위축시키는 일부 교수들의 입장에 유감”이라며 “출신 학교나 출신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것은 의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고 헌법적으로나 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라고 지적했다.

권 지원관은 이어 “수련병원이 전공의 정원에 준하지 않고 전공의를 채용하지 않는다면 복지부가 채용을 권고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침을 끝까지 준수하지 않으면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따른 지침 미준수에 대한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복지부는 일부 의대 교수의 교육 보이콧이 가시화될 시 법적 조치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