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은 9월 14일 서울 코엑스 301호에서 ‘제4차 GHKOL(Global Healthcare Key Opinion Leader, 국제의료사업전문가) 국제의료사업 전략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OSPITAL + HEALTH TECH FAIR with HIMSS)와 연계해 국제의료사업의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해외진출과 외국인환자유치 등 국제의료사업에 관심 있는 의료기관과 유치사업자 등 연관산업체를 대상으로 의료 해외진출을 위한 법인설립에서부터 중국의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중국인 환자 유치 전략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날 세미나는 △의료 해외진출 투자를 위한 법인설립과 금융조달(브이에스인베스트먼트 허익준 대표) △미국의 의료시스템과 진출 전략(중앙대학교 경영학부 이승준 교수) △의료해외진출 현황과 신고제도 안내(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기획팀 김나현 연구원) △중국 외국인환자 유치 전략((주)에스티에스바이오 백명식 본부장) △베트남 의료진출시 유의해야 할 법‧제도(법무법인 원 김철웅 변호사) 등의 강연과 함께 GHKOL 현장 컨설팅이 진행됐다.
진흥원 국제의료사업단 배좌섭 단장은 “국제의료사업 실수요자의 참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 박람회와 연계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며 “의료 해외진출 시 꼭 필요한 법인설립과 중국인 환자 유치 전략 등 최근의 이슈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구성한 만큼 국제의료사업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내용을 현장 중계한다.
의료 해외진출 투자를 위한 법인설립과 금융조달(브이에스인베스트먼트 허익준 대표)
의료 해외진출 구조는 국내 의료기관의 자산 출자가 수반되지 않으면서 해외로 기술을 이전하거나 컨설팅, 위탁, 의료진 파견 등의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와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에 직접 투자를 통한 진출, 그리고 국내 의료기관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진출하는 경우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비영리성이 대부분이어서 금융 지원에 많은 제약이 있다. 또 투자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개인 자격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신용대출이나 아파트 담보대출이 대부분이고 대규모 투자를 받아본 사례도 드물다. 또 전문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한 마디로 제약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의료법인의 경우 대출도 자유롭게 못 받는다. 대출금액에 대한 보이지 않는 제약이 많다. 담보 제공도 대부분 어렵다. 의료기기나 병상은 은행의 강제집행 대상이 아니다. 법적으로 강제집행을 못하도록 보호받고 있고, 법적인 한도도 정해져 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회사나 자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신규 법인의 보증도 쉽지 않다.
의료 해외진출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우회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법인(SPC) 혹은 해외 법인을 설립해 투자를 받거나 해외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다. 또는 해외 전략적 파트너가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기관이 화장품회사나 의료장비회사와 함께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돈의 흐름과 업무의 흐름이 이원화되는 것이다.
해외 의료진출을 위한 법인은 대체로 국내 법인과 해외법인이 합작하는 형태로 설립되지만 일부는 국내 법인 없이 직접 해외법인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법인 설립은 자본투자 유치를 위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개인에게 투자나 대출을 하는 것은 어렵다. 지분투자는 원천적으로 어렵다. 우리나라는 병원이 주식시장에 상장한 경우가 아예 없지만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 세계의 많은 병원들이 주식 상장을 한다. 상장이 가장 일반적인 투자 유치 방법이지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의료기관이 해외에 진출해 상장을 모색하는 경우는 있다.
법인 설립 시 고려해야 할 것은 대주주의 지분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50%를 초과하는 지분이 필요하다.
50:50의 경우 아무런 의사결정을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뒤따른다. 66.6%, 51%, 50%, 49%, 33.3%를 기준으로 법인에 대한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 2/3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파워풀하다. 지분 확보가 어려울 경우 적어도 33.4% 이상을 갖고 상대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
이론적으로는 1만원만 있어도 법인 설립이 가능하다. 그러나 설립 초기 신규법인의 경우 신용도가 낮아 계좌개설이나 대출 등에 제약이 따른다. 신용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세금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대출은 은행이 하지만 투자회사는 지분투자를 주로 한다. 주로 전환사채를 많이 활용한다. 투자가 공짜는 아니다. 투자를 받으면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생긴다.
미국의 의료시스템과 진출 전략(중앙대학교 경영학부 이승준 교수)
미국의 보험급여 시스템은 복잡하다. 그 이유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대부분 민간기업들이 보험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복잡한 운영체계를 갖고 있다. 연간 5,300조가 미국의 의료비용으로 소요되고 있다. 이 가운데 17~18%가 직접적인 의료비용으로 쓰인다.
아이가 열상을 입었을 때 우리나라는 간단하게 병원에서 처치를 받거나 약국에서 약을 사서 처치가 가능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진행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또한 각각의 단계에서 부여되는 코드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그 과정이 통상 5~6개월은 소요된다.
외국 의료기관이 미국 내에 의료서비스 기관을 설립할 경우 파트너십, 유한회사, 법인 설립을 할 경우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교육 및 라이선스 확인과 각 주별 면허 취득이 필요하다. 또 임상교육도 필요할 수 있다.
설립 이후에도 연방법에 따라 개인의료정보보호법 등 각종 법을 준수해야 한다. 또 메디케어(만 65세 이상)와 메디케이드(사회적 약자)를 잘 따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
개인의료기관의 경우 민간보험과 연방, 주정부 프로그램을 포함한 복잡한 청구 시스템을 이해해야 운영이 가능하다.
미국 의료기관 진출을 하려면 미국 의료시스템의 복잡성을 인식하는 게 첫 번째 단계고, 그 다음은 경험이 풍부한 협회 및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 의료기관의 미국 진출 전략은 미국 의료시장에 대한 적합한 관행과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IT강국이다. 테크놀러지와 효율적이고 신속한 서비스를 어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의료관광과 성형, 암치료 등 특수한 분야와 효율적인 건강검진시스템도 경쟁력이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이런 부분들이 장점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잘 하고 있는 차병원은 전략적 인수와 끊임없는 투자를 해왔다.
도전과제는 문화적·규제적·경제적·사회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고, 중요한 단계는 현지 요구 사항 및 규정과의 호환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해외진출 현황과 신고제도 안내(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기획팀 김나현 연구원)
의료해외진출은 90년대의 경우 ODA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2000년대는 민간 중심, 2010년대에는 민관협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해 왔다.
의료해외진출 신고제는 해외의료진출법에 따라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현재 의료해외진출 28개국 162건이 신고됐다. 새로운 수익창구이자 외국인 환자 유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진출유형은 운영컨설팅이 60건으로 가장 많다. 진료과목은 피부성형과 치과의 비중이 높다. 진출병상 역시 0병상이 대부분이어서 아직은 병원급보다는 간단한 시술 중심의 클리닉이 대세다.
162건 중 88건에서 자본투자가 병행됐다. 특수목적법인 설립 건은 31건이다. 131건에서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었다.
중국 외국인환자 유치 전략((주)에스티에스바이오 백명식 본부장)
중국은 사람을 소개 받으면 돈을 빌린 것과 마찬가지로 빚을 지는 셈이다. 한국인들이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다. 인맥을 연결해 줬을 경우 반드시 사례를 해야 한다.
미용 성형과 산후조리, 웰빙, 기업 인센티브검진 등은 그간 지속해 왔던 분야지만 중증환자 유치는 난해하다.
중국 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인력과 행정, 전문가, 네트워크,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베트남 의료진출시 유의해야 할 법‧제도(법무법인 원 김철웅 변호사)
외국에서 국내 의료기관들에 대한 피부 성형 수요가 많지만 외국에서 합법적으로 수술을 직접 하기는 어렵다. 국내 라이선스를 갖고 의사가 수술이 가능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라오스, 캄보디아와 베트남 3곳뿐이다.
베트남 의료기관 인허가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졌다. 외국인이 병원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투자증명서와 운영을 위한 영업허가서, 외국인 의사에 대한 베트남 개업 면허가 필요하다.
의료기관의 영업과 관련된 활동 계획 등을 기재한 영업허가서의 경우 변경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최초 발급 시 신중해야 한다.
베트남은 줄기세포 등 기술 관련 연구소 설립이 전망이 있다. 국내에서 대부분 규제되는 분야가 베트남은 관련 특별법에 따라 제한 없이 모두 허용된다. 이웃 국가인 태국까지 커버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베트남 정부는 아직 크게 규제하지 않고 법령상 모든 것을 허용하고 있다. 매우 공격적으로 줄기세포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환자가 해외에서 치료를 받기에도 좋은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 외에 치과와 한방병원도 이용률이 높다. 최근 관절 관련 의료기관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근래 들어 시설이나 설비와 관련해 의료법상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고, 현지 고용 인력의 증가로 초기 투자 비용의 증가, 과거에는 간단한 시술만 베트남 현지에서 하고 복잡한 시술은 국내로 이송했으나 최근에는 베트남 내 진출 병원이 늘어나면서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또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에도 제한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일부 회사의 경우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고, 과대광고에 대한 규제도 있다.
의료사고에 대한 베트남 판례도 변화하고 있다. 의료 과실에 대한 소송이 증가하는 가운데 베트남에서 외국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기관이 직접 과실 여부를 입증하라는 판례가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