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국립대병원…환자의 생명과 안전 위협 당해
전국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이 기재부의 인력통제에 맞서 총파업으로 총력투쟁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국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이하 연대체)는 5월 23일 오전 1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의 정원을 동결한 기획재정부를 규탄했다.
연대체는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간호인력을 늘려야 함에도, 기재부가 인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국립대병원을 방치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폐기 △노사 자율정원제도 도입 △국립대병원 불법의료행위 근절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고 총파업 총력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으로 국립대병원 인력감축 및 기능 통폐합, 직무성과급제 도입, 복리후생 축소 등을 강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립대병원 의료인력은 단 한 명도 증원되지 못한 것.
결국 의사 부족과 PA 간호사 증가로 인해 불법의료행위가 만연하는 등 의료현장의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연대체는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정책 폐기와 국립대병원의 인력증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관례적으로 기재부는 매년 상하반기 국립대병원에 필요한 의료인력을 요청 받아서 교육부를 통해서 승인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기재부는 병원의 증원 요청을 묵살하면서 당분간 인력증원은 없다는 겁박까지 하고 있다”며 “전국의 지역거점 상급종합병원인 국립대병원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로 국민들을 치료해야 할 국가적 책무를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단 한 명의 인력도 늘리지 못하면서 그 책무를 지켜갈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윤태석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병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 시기 입원조차 못하고 사망한 환자들이 있었다. 바로 공공병상과 공공병원에서 일할 공공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며 “대다수 전문가들이 또다시 코로나19와 유사한 팬데믹이 올거라 예측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서는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공공의 영역을 시장에 맡기겠다고 한다. 바로 의료민영화다. 이러한 맥락으로 공공부문의 인력과 인건비를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교훈에 따라 공공의 영역을 유지, 확대하고 국립대병원을 고사시키지 않으려면 공공기관 가이드라인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립대병원 인력 문제 해결방안으로 노사자율정원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재부가 총정원제라는 명목으로 인력을 증원하지 않아 현장의 노동강도는 갈수록 가중되고 있고, 사직자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인력증원 불승인으로 인해 의료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근본적인 대안으로 노사 자율정원제도를 도입하여 공공병원으로서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총액인건비로 임금을 통제해,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 가이드라인 1.7%에 따라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율이 적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헌신했지만 평균 임금 인상률은 평균 1.4%에 불과하다. 국립대병원 공공성을 강화하고 의료 질 저하를 막기 위한 제도화방안으로도 임금가이드라인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연대체는 “인력 부족으로 허덕이는 국립대병원을 방치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기획재정부의 과도한 인력통제에 맞서 7월 보건의료노조 경상국립대병원, 부산대병원, 부산대치과병원, 서울대치과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충남대병원을 시작으로, 9월과 10월에는 의료연대본부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경북대치과병원, 서울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의 릴레이 총파업-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정책 폐기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립대병원의 인력증원 즉각 반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