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분야 의사 확충 해법이 의대 정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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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분야 의사 확충 해법이 의대 정원 확대?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08.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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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 교수, “의사 수 증가와 함께 병상 수도 줄여야”
노동시민사회단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의사 수 확대 주장
8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관련 긴급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8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관련 긴급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건이 의사 수 확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절대적인 의사 수 부족이 이번 사망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이제는 의사 정원 확대에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8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관련 긴급 국회 토론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 의사 수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임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의사 정원을 확대와 함께 의사 분포 개선 문제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급성기 병상당 활동 의사 수 우리나라 굉장히 낮다. 의사가 부족한 것은 맞는데, 병상 수 과잉을 그대로 두면 의사 수 증가해도 문제 해결이 안된다”며 “의사 수 증가와 함께 병상 수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절대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나 급성기 병상 수는 우리나라만 3배 이상 늘고 있다. 다른 나라 줄어드는데 한국만 늘고 있다”며 “신경외과 의사 수 우리나라 적지 않지만 수술할 의사가 부족한 것이다. 외과 의사, 신경외과 의사가 개원을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만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단지 의사 인력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병상 수도 줄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대체인력 활용을 언급한 임 교수는 “쉽지 않지만 PA 제도 활성화로 의사인력을 간호인력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고 비대면 진료도 확대해야 한다”면서 “1차 의료에서의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고 종합병원에서의 외래 축소 및 입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급성기 병상 수 조정을 통한 의사 인력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급성기 병상수 조정을 통해 인력공급을 확대하는 사실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즉 사회적 입원 비율이 높은 소규모 병원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실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인력의 수라며 지금부터라도 의사 정원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질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교수는 “지역 의대에 정원을 올려주면 되는데 의사단체나 의평원에서는 의사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통과한 우수한 소규모 의대 정원을 확대해 주면 되고 높은 질의 의대 교육이 가능한 국립의대 정원 확대를 해주면 된다”면서 “지방 국립의대 정원을 먼저 늘리는 것은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역 의사 부족과 관련해선 “지역에 분포할 수 있는 의사를 위해 제대로 된 공공의대를 양성하고 국가 사무와 공적 사무에 필요한 인력을 국가가 양성하는 것도 필요한 만큼 국립의전원 설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의사 수 확대 필요성이 주를 이뤘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 의사 수 확충방안 없는 단기성 대책으로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근본 대책은 인력공급 확대로 지체 없이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 국장은 “공공의료 인력 확추을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되,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모든 의료기관의 인력기준을 강화하고 현행 유명무실한 평가인증에 따른 수가인센티브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등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문숙 대한간호협회 부회장은 의대정원을 보건의료 수요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면서 응급‧외상 등 필수 의료를 책임질 수 있도록 국가 책임하에 양성과정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료계의 저수가 문제에 대해 무조건적인 수가 인상은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가보상 중심의 필수 중증 수수료 등 집중적 인상 수가를 올린다고 인력편중 현상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의사들의 의료환경을 개선하자면서 의사 수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해결책의 핵심은 의사증원이라고 전제한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최근 의협이 전체 의사 부족이 아닌 필수분야 필수과의 전문의가 부족한 것이 핵심이라고 의사 수 증원에 반대, 의사 수 증원은 오답이라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전체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의협의 주장은 틀리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사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이게 되고 열악한 근무환경은 부실의료를 초래, 부실의료는 환자안전에 위협과 의료서비스 질 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국민들은 의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부실의료로 이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충분한 의사인력 확충을 통해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진료와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원한다”며 “의사들의 만성적인 과로와 열악한 근문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사인력을 확충해야 하는데 의협이 의사들의 의료환경 개선을 주장하면서도 의사 수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고 꼬집었다.

8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필수의료분야 의사부족 이대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관련 긴급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8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필수의료분야 의사부족 이대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관련 긴급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연합회 회장은 이미 외국에서도 다 활용되고 있는 방안이라며 업부 재조정과 아웃소싱을 단기적인 대책으로 제시했다.

조승연 회장은 “단기적인 효과를 내는 방법은 직무 업무 재조정으로 PA 제도 등은 이미 외국에서 다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다”며 “더 이상 의사 수를 늘리지 않을 거면 업무 조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회장 이어서 “해외의 의료인력을 활용해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며 “외국에 판독을 맡기던가 영어가 되는 분들을 데리고 와서 한국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중증질환을 담당케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의사 정원 증대, 저수가 개선과 같은 한쪽에 치우친 개별적인 방안보다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한쪽에서는 의사 정원 증대, 한쪽에서는 저수가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일반적인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의사인력 확대와 필수의료 지원 모두 필요하다는 게 입장이다”고 말했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병원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의료인력을 늘리지 않고 있는게 문제제기의 시작이다”면서 “이런 병원에 종별가산을 주는 것을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하고 지원해 주는 병원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수가 인상에 대해서도 수용은 해야 하지만 그에 부합하는 다른 방안도 의료계가 제시해 줘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필수과의 의사 수가 없다는데 그러면 필수과가 아닌 분야의 의사수가 충분해야 하나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이 문제는 하나의 측면으로만 답을 낼 수 없다”며 “의료계는 필수 의료분야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면 진짜로 그 분야 인력을 늘리고 제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하고 국민과 환자도 건강보험을 더 부담하겠다는 합의가 모아져야 한다”며 “다양한 정책 수단이 논의되야 한다. 모든 논의 의제들이 하반기 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향후 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이 담아 공통분모를 찾겠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차전경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이번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해 정부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필수의료 대책 TF도 만들고 간담회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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