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ART’로 스마트 감염관리 체계 마련…‘I-DEA’로 임상데이터 고도화
미래지향적 사업 추진해 새로운 의료표준 선도하는 공공병원 성장 채비
국민의 건강한 삶과 올바른 의료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 3월에 개원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현재를 넘어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보험자 직영 병원으로서 가입자의 의료이용 편의를 도모하고, 보건의료 수요를 충족시키며, 임상의학연구와 건강보험 전반의 각종 조사·분석을 도맡아 했다. 국민보건 향상과 건강보험제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적정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표준을 그려내는 ‘디자이너’였던 것이다. 이제는 이를 최첨단 시스템에 적용하고 고도화해 원내뿐만 아니라 원외로 확장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I-series’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의 ‘I-series’가 무엇이고, 그 의미와 목적 그리고 향후 계획 등을 상·하로 나눠 자세히 알아봤다.
[上] 현재 넘어 미래 의료표준 목표로 한 ‘I-series’란?
[下] ‘I-series’가 그려내는 미래 의료표준은 어떤 모습?
I-PARtNER, 지역사회 환자 합리적 의료자원 이용법 표준화
‘I-series’ 중 첫 번째인 ‘I-PARtNER’는 건보공단 일산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환자가 진료협력이 필요할 때 네트워크를 통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료가 진행되도록 하는 진료의뢰 및 회송절차 시스템이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태은숙 진료협력부장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진료의뢰‧회송에 표준진료지침(CP, Critical Pathway)을 접목했고, 고양시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74개 기관과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추가로 200여개 기관의 참여 의지를 확인했으며, 총 300개 기관을 확보해 유의미한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 질환을 살펴보면 만성질환 중 혈압과 고지혈증을 우선 시작했고, 올해 안에 역류성 식도염에 대한 CP를 개발한 후 다음 단계로 일부 골다공증 질환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태은숙 부장은 “대부분의 환자가 대형병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건보공단 일산병원만 해도 하루 3000명 이상의 외래환자가 방문한다”며 “병원에 대한 충성도를 질타할 수는 없지만, 경증환자가 많다 보니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어려워 결국 100여명의 지역 의사들과 함께 경증 치료 후 어떤 질환자를 회송할지 고민하며 CP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즉, CP 적용에 있어서 건보공단 일산병원 진료 후 무작정 1차 기관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특히 개발된 질환별 지역 진료의뢰 및 회송 CP를 내실화해 건보공단 일산병원만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병원에 전파해 지역 의료전달체계를 완성하고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체계를 마련하는 게 ‘I-PARtNER’의 최종 목표다.
태 부장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미흡하지만, 개인병원에서 할 수 없는 표준화를 먼저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역사회 환자에 대한 진료협력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효율적으로 진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해서 리뉴얼 하고 있다”고 말했다.
I-SMART,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원격협진으로 감염관리 체계 구축
‘I-SMART’는 일산병원의 지역사회 네트워크 기반 스마트 감염관리 체계(Sort Monitor Advice RLTS TPR)를 말한다.
2020년 스마트병원 선도모델로 개발한 ‘스마트 감염관리’ 시스템을 건보공단 일산병원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주변 의료기관까지 이를 확산하는 내용이다.
시스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반지 및 체온계 패치)를 활용해 확진자의 상태 변화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중증환자로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게 우선이다.
아울러 병실 자동화를 통해 수액 속도 모니터링 및 혈압 기록 등을 자동으로 연동해 의료진 간 실시간 정보를 공유한다.
또한, 위치 동선 추적 기반의 원내 감염 확산방지 시스템 구축을 통해 감염병 발생 시 정확하게 고위험군(접촉자)을 분류하고 감염관리 기준에 따라 검사 및 격리 등의 처치를 진행한다.
이 외에 자동 모니터링 기기를 통해 냉장고 내 혈액 등이 적정 온도로 유지되도록 해 의료진의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했다.
실제로 건보공단 일산병원 곳곳에 설치된 비콘은 환자들이 착용한 팔찌와 직원 신분증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응급상황 발생 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이 같은 건보공단 일산병원의 감염관리 시스템은 현재 고양시에 위치한 요양병원 2곳과 감염병전담병원인 파주병원 등 총 3곳과 협력 중인데, 코로나19 환자 진료 경험을 공유해 치료 방향을 가이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사업은 ‘확산’과 ‘수렴(내실화)’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게 건보공단 일산병원 박민현 스마트병원혁신부장의 설명이다.
내부적으로는 스마트병원화를 더욱 견고히 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이와 동시에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의료기관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시행착오를 줄이겠다는 계획인 것.
박민현 부장은 “I-SMART 솔루션에 대한 벤치마킹, 컨설팅, 트레이닝센터 등을 운영해 전국적인 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환자 중심의 스마트 의료서비스 및 노하우를 공유해 의료기관의 스마트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이어 “구축된 병원 내 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을 이용해 더 많은 데이터를 생산·가공·해석해 환자 안전과 진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기술개발 면으로는 치매 환자 등의 실시간 이탈이 우려되는 경우에 대비해 알람 기능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I-DEA, 임상데이터 활용성 높이기 위해 정제·공급 고도화
‘I-DEA’는 건보공단 일산병원의 임상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원내 데이터 수요자들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물리적 도구(CDW, Clinical Data Warehouse)다.
이전에도 건보공단 일산병원에는 20년 이상 축적된 많은 양의 임상 자료가 운영계 시스템에 있었다.
하지만 진료유닛 중심으로 고안돼 환자 중심 연계 시도 시 분절되거나, 표준화가 안 돼 실질적인 활용이 어려워 분석을 포기하는 등의 한계점이 존재했다.
즉, 연구자마다 데이터 정제에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어 활용에 제약이 많았던 게 사실.
이에 ‘I-DEA’는 데이터 수집을 넘어 ‘환자중심 조화(Harmonization)’와 ‘개념 중심 표준화(Standardization)’를 동시에 추진해 연구자들의 데이터 전처리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연구자들의 숨은 연구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다음 단계 과제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게 데이터를 정제하고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신동교 의무기록부장은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연구에 활용하려면 전처리를 너무 많이 해야 한다”며 “연구시간의 80%를 데이터 정제에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를 준비된 상태로 순발력 있게 연구에 임하도록 돕는 게 I-DEA의 역할”라고 전했다.
아울러 I-DEA는 관리자 스스로가 콘텐츠 가용 범위를 지속해서 확장하고 보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사용자의 지속적인 요구를 수용해 다양한 데이터를 추가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녔다.
의료장비로부터 획득하는 디지털 데이터, 환자 베드사이드 모니터, EMR 텍스트 자료 등이 그 예다.
신 부장은 “차기 확대 범위로 외부 자료도 고려하고 있다”며 “병원자료와 연계 가능한 외부 자료, 예를 들어 기상청 기후자료와 연동한 헬스케어 데이터 등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보공단 일산병원은 세 가지 I-series 외에 추가적인 시스템을 추가해 미래 의료의 표준을 선도하고 보험자병원, 공공병원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