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헌혈운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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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헌혈운동사
  • 박현 기자
  • 승인 2013.01.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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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ㆍ이삼열ㆍ강득용 지음‥박두혁 정리
대한민국 헌혈운동 및 혈액사업 대장정 기록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헌혈'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매년 1백만 명가량이 헌혈을 하고 있으며 의료현장에서도 피가 부족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이러한 날이 오기까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이들의 숨은 노력이 필요했다.

바로 '한국헌혈운동사'는 바로 이러한 숨은 노력에 대한 기록이다.

             한국헌혈운동사
우리나라에서 많은 헌혈자를 확보하고 혈액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존의 매혈풍토를 타파하고자 전력을 다한 선각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헌혈시스템을 정착시킨 선각자인 고(故) 김기홍(前 한양대 의대 교수), 이삼열(前 연세대 의대 교수), 고(故) 강득용(前 순천향대 의대 교수)이 집필한 것으로 1952년 해군 혈액고에서 1981년에 대한적십자사까지 우리나라 혈액사업의 유래와 헌혈운동에 얽힌 사연들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혈액사업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인식된 계기는 1950년 6․25전쟁이다.

우리나라의 혈액사업은 1950년 6․25전쟁을 기점으로 발전했으나 혈액의 원활한 수급은 1970년 후반에 가서야 비로소 정착됐다. 그중에서도 혈액을 확보하는 인도주의적 헌혈운동이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 말이다.

1950~1960년대만 해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유교적 가치관과 헌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헌혈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즉 '피를 뽑는 일'은 돈을 벌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이 하는 '최후의 돈벌이'쯤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헌혈은 매우 드물었고 매혈이 성행했다. 그러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소중한 피를 매매대상으로 사고파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서울시내에는 약 10개소 정도의 이러한 비밀 혈액취급소가 있었다.

이에 헌혈의식의 정착을 위해 혈액의 수급조절사무 및 홍보활동을 강화, 헌혈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전국 혈액원을 회원으로 하는 협회의 발족을 정부에 건의해 탄생한 것이 대한혈액관리협회였다.

1975년 발족된 대한혈액관리협회(저자 김기홍이 회장직을, 이삼열이 부회장직을 맡음)를 통해 정부의 주도하에 전국적 규모의 헌혈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결과 1976년 혈액사용량 중 50%를, 1977년에는 78%를 헌혈로 충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혈액관리협회의 혈액사업에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독청년협의회의 헌혈제도규탄과 모 혈액원의 헌혈부정사건 보도로 1978년에는 유례없는 혈액파동을 겪었고 1979부터는 혈액사업이 적십자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조직이 개편된다.

하지만 이러한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연예인까지 동참한 지속적인 헌혈 캠페인으로 1979년에는 헌혈이 전체 혈액소요량의 90%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의료인으로서 몸소 의료현장에서 헌혈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감하고 헌혈운동을 주도한 이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체험적 헌혈운동사'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저자들의 경험적 이야기와 풍부한 사진들을 통해 헌혈운동의 현장을 생생하고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치열했던 혈액사업의 역사가 다름 아닌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구하려는 휴머니즘의 역사임을 깨닫는 순간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혈액원의 시작 △암흑의 매혈시대 △헌혈의 여명기 △민간에서 일어난 헌혈운동 △군에서 먼저 제도화된 헌혈 △혈액관리의 법제화 △1974년 세계 헌혈의 해 △대한혈액관리협회의 태동 △1976년 전국에 메아리친 헌혈운동 △1978년 순탄치만 않은 헌혈사업 △1979년 격랑속의 대한혈액관리협회 △1980년 혈액관리체제의 전환 △헌혈운동 6년의 회고 △부록-운활한 혈액수급을 위한 기본자료 조사 등이다.<나남출판사ㆍ584쪽ㆍ2만5천원> 문의는 기획홍보팀(031-955-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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