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노인의료·시설복합체 도입방안〈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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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노인의료·시설복합체 도입방안〈下〉
  • 병원신문
  • 승인 2012.03.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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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둘째, 지역연계형 모형이다.

현재 국내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통합적인 서비스제공 한계점에 대한인식이 확대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 연계모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모형은 급성기병원, 요양병원, 요양시설이 서로의 강점을 가지면서 기능적인 연계를 통해서 지역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제공의 연속성과 지역연계에 의한 의료제공, 복지(방문간호), 사회복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서비스의 제공에 연속성 확보를 위해 의료기관 및 시설이 연계를 통해서 해당 수요에 대응한다는 개념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 지역연계형 의료서비스 모형에 대한 다수의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지역사회의 의료자원과 의료시설, 보건, 복지기관의 연계를 통한 지역종결형 의료 복지서비스 모형에 대한 연구가 몇 차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소유주체가 다른 경우, 즉 공공과 민간인 설립주체가 일정부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운영할 수는 있지만 수익구조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윈-윈 전략 구축에는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셋째, 의료, 요양, 복지시설의 통합시설형 운영모형이다.

일본의 경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급성기의료와 만성기의료(노인의료)가 불가분하여, 포괄·연계하여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구조를 재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즉, 노인의료를 주축으로 하는 의료기관에서는 병원시설을 중추로 하여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형태가 생겨나고 있다.

일본의 하쿠아이카이병원처럼 심장전문병원에서 급성기병상과 요양병상, 요양시설과 재택간호센터가 한 건물에 통합운영하면서 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복합체 운영모형으로 병원시설을 개보수하여 한 단위공간에서 의료, 요양, 복지시설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모형도 새로운 서비스 영역으로 고려해 볼 수 있겠다.

 

■ 정책제언
국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서비스 기능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의 미정립이다. 국내 요양병원은 노인보건의료체계 속에서 급성기 병원과 요양시설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요양시설에 입소한 1, 2, 3등급의 경우 40~50%가 요양병원에서의 의료적 치료 및 입원이 필요하지만 의학적 중증도에 대한 평가없이 입소되고 있으며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또한 요양병원에서 신체기능 저하군이나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를 퇴원시켜 요양시설이나 가정으로 복귀시키려고 해도 제도적으로 이를 받아줄 곳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아급성기 의료서비스와 장기요양서비스를 다각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요양병원의 확대공급정책에 따라서 2000년에 19개에 불과했던 노인요양병원은 급증하여 2010년도 6월말 현재 825개소로 급격한 양적인 팽창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요양병원의 새로운 역할모형이 요구된다. 요양병원이 도입 초기에는 요양시설의 역할을 일부 담당했고, 인력이나 시설 기준이 급성기 병원보다는 완화되어 빠른 양적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향후 양적으로 팽창된 요양병원의 새로운 기능정립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최근에는 아급성기 환자가 요양병원으로 유입되고 있고, 점차 급성기 이후의 진료(post-acute care)에 대한 요양병원의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즉, 요양병원이 세분화된 기능을 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회복기와 만성기 의료를 제공하는 '진료서비스 다각화'의 방향으로 발전이 예상된다. 또한, 요양병원이 재활중심, 치매전문, 암, 호스피스 중심, 내과적인 만성기중심의 요양병원 등의 기능 다각화가 예상된다고 하겠다. 참고로 2011년 복지부에서 전문병원 지정 시 요양병원 2곳이 재활 전문병원으로 지정 받아 회복기재활의 역할을 실험하고 있다.

이 밖에 최근 요양병원은 호스피스 전문병원으로, 급성기의 항암치료나 수술 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요양과 치료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환자들의 비용부담을 줄이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에도 2000년대 후반 요양병상이 급속도로 늘어나 일본 정부는 40만 병상을 넘어섰던 요양병상을 15만 병상만 남겨두고 요양시설로 전환하겠다는 정책방침을 발표하였다. 그 결과 요양병원들은 생존을 위해 병원과 요양시설을 공유하는 운영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즉, 개호보험에 매력을 느낀 급성기병원들도 요양시설의 개설에 나서면서 급성기-재활-시설이 공존하는 복합체가 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의 의료시설 복합체는 급성기병원과 재활-시설의 복합적인 운영형태로 운영되는데, 급성기병원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요양병상과 노인보건시설, 그룹 홈 등 만성서비스 시설들은 다양한 서비스제공을 통해서 지역사회 요양환자들에게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본식 복합체 운영 모형은 그동안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제도적 장벽으로 인해서 해당기관에서 환자들의 요구도는 있지만 전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일본의 복합체를 참고로 국내에 적용 가능한 의료, 복지 연계모형을 제도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서 중소병원, 요양병원, 복지시설 등이 참여한 시범사업을 수행, 한국형 복합체를 제도적으로 도입 로드맵 구축 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현행 국내 요양병원의 수가는 급성기의 80%에 해당되며 포괄수가제에 해당하는 일당 정액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급성기의 고비용을 줄이면서 건강보험의 재정을 줄일 수 있어 다른 나라에 없는 노인의료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겠다.

즉, 요양병원이 환자와 보호자, 노인의료비 증가를 해결할 수 있도록 토탈케어의 제공이 가능한 방안으로 제도를 개선하면 병원의 입장에서도 급성기 및 만성기환자의 안정적인 환자 풀(full)을 가져갈 수 있고,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서도 진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대안으로 그 순기능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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