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가 가꾼 정원, 삶의 의욕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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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가 가꾼 정원, 삶의 의욕 새록새록
  • 최관식
  • 승인 2004.09.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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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호스피스회 원예 치료에 환자들 호응 커
말기암 환자인 계명대 동산의료원 호스피스병동 환우들이 자기 손으로 베란다를 직접 가꿔 아름다운 정원으로 연출, 보는 이로 하여금 숙연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동산호스피스회(회장 장황호)는 호스피스 환자들에게 심신의 고통을 잊게 하기 위해 원예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원예치유정원은 호스피스환자들에게 직접 정원을 가꾸게 함으로써 말기암으로 말미암아 삶을 포기했던 환우들에게 삶의 의욕을 심어주고 원예치료에 집중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 소망을 가지게 하기 위해 마련된 것.
말기암 환자들의 정성어린 손길로 호스피스병동 베란다는 꽃, 채소, 허브, 덩굴 등 갖가지 식물과 물레방아 등이 어우러져 마치 병원이 아닌 다른 곳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환자들은 자신이 가꾸는 정원에 에덴동산, 천국동산, 희망동산, 자수동산, 기력동산 등 자기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이고 자신이 가꾸는 식물처럼 자신의 몸도 건강해지기를 기원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말기 전립선암 환자인 김모 할아버지(64)는 "직접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고 꽃을 기다리고 정원을 가꾸다 보면 어느새 고통을 잊어버린다"며 양쪽 귀에 꽃을 꽂고 장난을 치며 즐거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호스피스회는 정원가꾸기 외에도 꽃바구니·향낭·코사지·압화부채 만들기, 허브차마시기, 봉숭아 물들이기, 건조화 장식 등 다양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통해 환우들이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삶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원예치료프로그램은 주3회, 16회 실시하며 이 외에도 그림그리기, 도예, 종이접기, 가족에게 편지쓰기 등의 활동을 도와주고 있다.
호스피스병동 송미옥 수간호사는 "호스피스 기금마련을 위해 몇차례 가졌던 꽃꽂이 전시회를 보면서 호스피스 병동에도 정원을 마련해 환자들에게 원예치료를 실시하면 큰 효과를 볼 것이란 생각을 했다"며 "꽃을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 꿈, 그리고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을 선사하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송 수간호사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원예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표정뿐 아니라 병동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밝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동산호스피스회는 영남지역 최초인 1987년 11월 구성돼 의사, 간호사, 성직자, 사회사업가, 영양사, 약사, 물리치료사,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병원 내에 44병상을 갖춘 호스피스병동을 마련해 현재까지 1천800여명의 말기 암환자들을 보살펴 왔으며, 영세환자들의 입원비 지원 및 유가족 후원, 소년소녀가장 양육을 지원하는 등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생을 마칠 수 있도록 진료, 상담, 간호, 수발, 위로, 장례 등 모든 불편을 해결해 주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성주군 금수면에 시설호스피스인 "동산 전인치유센터"를 건립해 3명의 호스피스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어려운 형편의 말기암환자, 무의탁 노인 등을 24시간 무료로 간호해 주고 있다.
동산호스피스회는 이밖에 호스피스 환우 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 음악회, 꽃꽂이 전시회, 그림전시회, 호스피스 매장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육성을 위한 교육도 매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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