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사립병원과 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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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사립병원과 달라야
  • 박현
  • 승인 2005.04.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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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원과 함께 경영개선 위한 능동적인 자세도 필요
국립대병원의 역할제고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제도개선이 시급하며 특히 의료산업화 실현에 첨단연구로 무장된 국립대병원의 기능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황우여)와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 주관으로 지난 27일 오후1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에서 열린 "의료시장 개방과 국립대병원의 경쟁력 제고"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국립대병원의 정체성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 관련부처 실무자들은 국립대병원의 경쟁력 확보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실질적인 지원방안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적잖은 시각차이를 나타냈다.

이날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교육위원회 구논회 의원(열린우리당)은 “국립대병원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으나 공공성과 기능면에서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크다”며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이 이 점을 고려해 새로운 경영목표와 비전을 토대로 사립대병원과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정경제부 박병원 차관보는 “의료시장 개방은 외국투자에 대한 개방으로 국내 의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전제하고 “국립대병원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첨단연구를 지향해 의료 경쟁력 확보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최진명 과장도 “예산의 한계로 인해 국립대병원에 대한 교육과 연구의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병원들도 적자폭 해소와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누적적자와 미흡한 공공성 등 현 국립대병원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교육위원회 진수희 의원은 “국립대병원에서 일부 공공의료를 담당한다고 해서 전체를 공공의료시설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영국 등 의료사회주의 국가를 예로 들면서 국가 임상지원을 국립대병원에 국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따라서 “국립대병원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 및 순환 감사제도 도입 등 혁신적인 마인드로 의료허브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보건복지부 김명현 보건정책국장도 “참여정부가 추진중인 공공의료 확충은 국가중앙의료원과 국립대병원, 보건소 등에 대한 수직적 성격이 아닌 상호 협력관계 구축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명품가방으로 비유되는 선택의료와 필수의료의 문제는 국민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국립대병원이 제기하는 의료의 이중성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병원 박남철 기조실장은 “원무직원의 연봉이 3천∼5천만원에 이르는 현 실정에서 국립대병원의 경영개선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클리닉과 물류센터 설립시 각종 제도적 제한으로 인해 원가절감에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국립대병원의 현 실정을 토로했다.

토론에 앞서 서울의대 왕규창 학장은 “국립대병원과 국립의대에 대한 지원에는 의견을 함께 하면서도 막상 정책 결정시 정치적 논리로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병원장들도 이제 공공성과 수익성을 명확히 구분해 정부와 국민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립대병원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정부와 국회, 병원 실무자들이 만나 국립대병원의 발전방향을 모색한 첫 행사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됐다. 반면 현안별 세부방안에는 부처별로 상이한 입장차이를 보여 정부와 병원의 향후 극복해야할 과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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