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중 1%만 실제 장기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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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자 중 1%만 실제 장기이식
  • 김명원
  • 승인 2010.1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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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가능 기준 사망자 중 상당수 활용 못해
국내 신경외과 집중치료실에서 발생하는 사망환자 중 상당수가 장기기증이 가능한 잠재뇌사자(뇌사자로 추정되거나 예상되는 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장기이식이 이뤄진 경우는 1%에 불과했다.

한림대학교강동성심병원 이식외과 이삼열 교수는 2008년 1년간 전국 신경외과 집중치료실을 운영하는 2·3차 의료기관 5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총 사망자 수는 2천288명이었는데, 분석 가능한 1천980명을 대상으로 했다. 주된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52.2%-1034례)이었으며, 40대(21.2%), 50대(21%)가 대다수였다.

이 조사는 대한이식학회 의뢰로 이뤄졌으며, 오는 11월 12∼13일 열리는 대한이식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소변검사에서 ‘단백뇨 음성’인 경우는 뇌사 진단 시 61.7%(1221례)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신장이식이 가능하려면 ‘단백뇨가 1+이하’여야 하므로 절반정도는 이 기준에 맞는 장기이식 가능 뇌사자였던 셈이다.

또 B형 간염 음성은 98.3%(1946례), C형 간염 음성은 99.4%(1968례)로 대부분에서 간염이 발견되지 않았다. 간염이 발견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장기이식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필수 요건이 된다. 장기이식을 하려면 간수치가 정상(GOT 13~40 IU/L, GPT 7~40 IU/L)보다 3배 이상 증가하면 안되는데, 이 기준에 포함되는 대상자도 상당히 높은 빈도를 보였다(GOT<100 IU/L=85.6%, GPT<100 IU/L=49.1%) 이였다. 빌리루빈 수치 역시 1.2mg/dl 이하로 정상 간기능을 보인 경우가 75.6%(1497명)이었다.

이삼열 교수는 “임상데이터들을 살펴보면 사망자 중 사전에 제대로 된 장기이식 체계에 따라 장기이식 준비를 했다면 장기이식이 가능했던 경우가 상당수인데도 실제로 장기이식에 활용되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앞으로 잠재 장기기증자의 발굴을 위해 법적, 제도적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장기이식센터에 연락이 취해진 경우는 2.7%(57명)에 불과했으며, 장기이식이 시행된 경우는 1980명 중 1%에 불과한 19명이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뇌사로 인한 장기기증자는 261명. 이는 지난 2006년(141명), 2007년(148명)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치지만 2008년(256명)과 비교할 때는 5명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2009년 이식대기자가 1만7천55명이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정말 턱도 없이 모자란 숫자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장기기증율을 비교해보면 스페인이 35.1명, 미국이 25.5명, 프랑스 22.2명, 이탈리아는 21명이지만 우리나라는 2.0명에 불과하다.

이삼열 교수는 “장기기증희망자는 매해 10만명 이상씩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특히 뇌사자 장기이식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적극적인 홍보부족과 의료진들의 이해및 협조부족에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2011년 6월부터 시행되는 잠재뇌사자 신고제도 관련법이 의료진들과 국민들의 협조 속에 모든 의료기관에 원활하게 정착하게 되면 뇌사자를 이용한 장기이식은 양적, 질적으로 크게 발전하여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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