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차별화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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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차별화경영
  • 윤종원
  • 승인 2006.06.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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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이용균)

1. 머리말 : 환자의 스마트화

국내 의료시장은 전통적으로 공급자 중심의 시장구조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최근 병상공급이 확대되고 의료기관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의 힘의 축은 공급자시장에서 수요자시장으로 이행되고 있다. 또한,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중 2/3이 건강정보를 인터넷을 이용해 얻고 있으며, 조사응답자의 1/4이 인터넷에서 권유한대로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따라서 의료경제학에서 말하는 의료상품의 특징인‘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소비자의 무지(consumer ignorance)현상은 과거의 얘기가 되어가고 있다. 즉, 환자는 자신의 질환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를 알고, 진료쇼핑(Hill Shopping)을 통해서 전문적이고 시설이 가장 양호한 진료기관을 찾아서 진료를 받는 스마트환자(smart patients)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환자가 인터넷을 통해서 국내에 어떤 명의가 있는가를 탐색하고 동일질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치료사례가 있는지 검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해당질병을 치료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치료기간은 얼마가 소요되는지 등을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최신 치료가이드라인을 들고 찾아오는 스마트환자들(Smart Patients)에게서 담당의사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는 진료서비스에 대해서 의심이 많고,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치료를 요구하는 경향이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의료에서 적용되던 ‘공급이 수요를 창조한다’는 세이의 법칙과는 달리 ‘수요가 소비를 창조’한다는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또한, 국내 의료기관들도 환자를 프로슈머(Pro-sumer; Producer+Consumer)로 인식을 전환하고 ‘소비자들 needs’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할 단계와 와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의 제공서비스와 마케팅 활동도 환자의 요구사항을 의료서비스에 반영하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2. 의료기관의 차별화와 전문화

일반산업에서 차별화와 전문화의 경영전략은 90년대부터 관심사항이다. 먼저 국내에서 경제성장기인 60-70년대는 성장의 시대로서 대량생산을 통한 성장성을 중시하는 경영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 후 80년대에서는 기업의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이 관심사항이 되면서 기업 M&A가 주요관심 사항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기업이 글로벌화 되면서 경쟁력 향상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보유하고 있는 핵심능력(core competency)를 중시하는 경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기업에 비해서 10여년 격차가 있지만, 의료산업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최근에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주요경영혁신기법을 도입하고 있는 병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실제 사례라고 하겠다.

▶ 최근 병원들의 기업경영식 기법들
· 벤치마킹(Benchmarking)
· 비지니스 리엔지니어링(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 비젼만들기(Vision Making)
· 품질경영과 6시그마(Quality Assurance, Quality Management)

경영에서 차별화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에는 마이클 포트의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이론이 있다. M.포트교수는 산업 내에서 경쟁우위는 경쟁세력, 고객, 공급자, 대체재, 진입기업, 경쟁자들의 상호작용이 경쟁환경을 결정한다고 제시하였다. 그리고 전략분석의 차원에서 각 경쟁주체와의 관계에서 자사에 대한 위협 또는 기회를 분석함으로서 경쟁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하였다. 경쟁우위를 위해서는 구조개선, 경쟁우위의 강화를 통한 잠재적 진입기업의 저지 등이 유효한 전략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집중화전략, 차별화전략 및 가격우위전략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기업들이 경험한 사례에서처럼 의료기관들(의원, 병원, 3차기관등) 간의 무한경쟁 시대에서는 해당 의료기관이 핵심능력(core competency)이 중시되는 병원경영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차병원들이 다투어 암센타건립, 특수고가장비(PET, 감마나이프 등)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 외국의 전문병원제도

현재 일본의 병원은 전문화와 전략적 포지션(positioning)을 정해야만 하는 시대에 와 있다. 즉, 병원의 전문화 및 특화 되어가는 진료과가 많은데, 예를 들면 갑상선 전문, 혈액전문, 당뇨병 전문, 알레르기 전문, 동양의학 전문 등으로 세분화 되고 있다. 이러한 전문 병원은 대규모전문병원과 소규모 전문병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대규모 전문병원은 대부분이 국공립병원이며, 소규모전문병원은 주로 정형외과, 산과, 이비인후과 등을 표방하는 50병상 내외의 단과 전문병원이다. 이러한 전문병원의 경우, 초진료에 있어서의 전문병원에 대한 가산은 없다. 따라서 일본에서의 전문병원은 수가상의 우대 보다는 효율적이고 질이 높은 의료를 제공하는 병원으로서의 방향전환 의미가 더 강하다. 즉, 병원이 살아남기 위한 포지셔닝(positioning)전략의 일환으로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남은우, 일본의 전문병원제도, 한국병원경영연구원, 2006.1

그리고 미국의 전문병원제도는 제도화보다는 의료시장에서 병원비 (facility fee)는 각 병원마다, 각 보험회사와 다른 조건으로 계약되고 있다. 즉, 시장주의원칙(market principle)에 따라서 수가를 차등화 하고 있다. 따라서 정형외과, 부인과, 심장병 질환에서 어떤 전문적인 시술을 독점으로 할 수 있는 경우 전문병원(의사)으로 많은 혜택 받을 수 있으며, Centers of Excellence 병원이 되어 보험회사로 부터 많은 환자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즉, 미국에서는 Pay-for-Performance 경향으로 진료행위에만 의한 수가가 아니고, 의료의 질에 의하여서도 수가가 결정되는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보험사별 같은 진료행위에 대하여, Evidence-Based-Medicine에 근거한 Quality Measure로 차등수가를 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문병원의사든 일반의사 든 객관적인 Quality Score에 따라서 차등수가에 차이를 두고 있다(Professional fees)

4. 차별화전략 : 전문병원과 영리병원

지난 2005년 7월부터 전문병원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병원은 중소병원의 경영전략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의료기관의 특화 및 전문화 전략은 선진국의 전문병원 추이를 보면 지속적인 병원경영 전략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전문병원제도의 도입배경에는 WTO 체제의 출범과 동시에 병원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대응방안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이에 따라서 중소병원 경영악화 대책으로 진료부문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따라서 전문병원의 도입을 위해서는 지정요건(인정기준), 표방범위, 지원방안 및 의료법에 전문병원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등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되어야 한다. 현재 시범사업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준, 제공된 서비스의 양과 질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검증한다는 것이다. 향 후 전문병원 시범사업이 끝나면 전문병원을 선정하여 Incentive 제공방안 및 제도화 할 수 있는 체계로 구축·운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진료과별, 특정 질환별 21개 전문병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금번 2006년 6월까지 시범사업을 완료한 후 본격적인 전문병원 시대로 접어 들 전망이다.

이 경우 현행 단일수가체계에서 현재 사회적인 논의가 집중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의 출범과 더불어 영리병원과 전문병원 등 의료서비스의 제공수준에 따라서 수가체계가 차등화 되는 다원화체계가 예상된다. 또한, 향 후 국내에서도 병원별 특성화가 전문화가 진행된다면 3차 진료기관에 가지 않고도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의료기관들은 Pay-for-Performance에 의한 제공되는 의료수준의 전문화와 특화정도에 따라서 수가가 결정되는 프로그램의 도입과 영리병원의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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