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진 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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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진 병원들
  • 박현
  • 승인 2004.12.25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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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은 줄고 연말연초 맞아 업무량만 늘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병원들이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연말과 연초를 맞아 예기치 않은 업무량 증가로 인해 원만한 환자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병원들이 연말과 연초를 맞아 늘어난 업무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닌 적은 금액의 연말정산용 진료비영수증까지도 발송을 일제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전 국민 대상 건강검진을 계속 미루어오다가 연말에 일제히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음으로써 업무가중으로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MRI의 급여화 등 새해부터 달라지는 제도 등으로 인해 새로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일손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

실제로 연말정산 혜택을 받으려면 진료비가 연봉의 3% 이상이 되어야만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홍보부족으로 적은 금액의 영수증까지 요구하고 있어서 병원들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성전문 종합병원인 미즈메디병원(이사장 노성일·원장 정규병)의 경우 12월초부터 본격적으로 진료비영수증 발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특히 연말(12월 2∼4주)에 집중되는 현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병원의 경우 현재까지 진료비영수증을 7천600건 정도를 발송했다.

미즈메디병원 이병섭 행정부장은 “발송요구가 특히 진료시간 중에 집중되면서 우편발송, 팩스발송 등에 대한 문의전화로 인해 실질적인 진료지원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병원직원들은 진료가 끝나고서도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만 함으로써 시간외근무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게다가 연말에 우편물량이 폭증하면서 누락과 지연(도착여부의 미확인)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어서 병원직원들의 업무 의욕저하 현상까지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정산용 진료비영수증 요구에 이어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 국민 대상 검진사업으로 인한 업무량이 연말에 몰리는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다.

공단에서 4월부터 시작해 12월31일을 마감으로 시한을 정해 국민들에게 통보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느긋하게 있다가 12월에 검진을 위해 일제히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일제히 병원을 찾는 수검자들로 인해 업무가 집중됨으로써 수검자는 물론 병원들도 원만한 업무수행에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검진수가가 지나치게 낮아 현실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상자를 분기별로 나누어 통보해줌으로써 연말에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병원의 한 관계자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맞아 병원직원들도 마음이 바빠지고 업무가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진료비영수증 발송요구와 검진자들의 쇄도로 인한 업무량의 폭증은 병원들에게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시행되는 각종 제도 등에 대한 올바른 홍보와 계몽을 통해 병원들이 쓸데 없는 업무로 인해 환자진료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불합리한 제도와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병원들이 존폐위기에 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홍보부족으로 인한 쓸데없는 병원업무 증가가 병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가져다 주고 있다.

정확한 홍보를 통해 병원들이 원만한 진료를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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