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균총의 위암 항암 기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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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균총의 위암 항암 기전 최초 규명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9.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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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송교영 교수 연구팀, 새로운 면역항암 치료 단초 제시
장내 유익균 항종양 효과 첫 확인, 국제학술지 ‘Gut Microbes’ 게재

동물모델 연구를 통해 장내균총(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이 항종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내균총이 암 주변에 모여든 면역세포들의 기능을 강화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획기적인 열쇠로 활약하고 있는 것.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공동교신저자)·여의도성모병원 정윤주 교수(공동저자),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교실 중개면역의학 연구실 조미라 교수(공동교신저자), 이승윤 연구원(제1저자) 등 연구팀은 위암 환자의 기능성 장내균총과 면역세포를 분석한 결과 위암 환자에서 감소하는 장내균총의 유익한 대사산물인 부티레이트가 종양 미세환경에서의 면역 저하 상황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교실 중개면역의학 연구실 조미라 교수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교실 중개면역의학 연구실 조미라 교수

부티레이트는 장내균총 중 하나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의 대사산물로, 섬유질을 분해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단쇄 지방산(SCFAs, Short Chain Fatty Acids)이다. 페칼리박테리움은 대장 내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해 소화 과정을 돕는 등 유익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마다 부티레이트를 생성시키는 세균의 양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장내세균 구성에 따라 중증 감염병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장내균총이 면역세포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과 더불어, 최근 항 PD-1/ 항 PD-L1 면역항암제 같은 면역관문 억제제 치료 반응과 장내균총의 상관성에 주목했다.

위암 환자의 장내균총과 면역저하 상황의 상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위암 환자의 혈액내 면역세포와 종양 조직에서 면역세포 아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진행성위암 환자는 조기위암 환자보다 혈액 내 면역세포와 종양 조직에서 면역억제인자로 알려진 PD-L1과 IL-10의 발현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위암 환자의 장내균총을 분석한 결과, 부티레이트를 생산하는 일부 장내세균이 감소된 것을 확인해보니 감소된 균주들은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을 비롯해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콜린셀라(Collinsella), 소화 과정을 돕는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이었다.

부티레이트에 의한 위암 환자 면역 저하 상황 제어 기전 모식도
부티레이트에 의한 위암 환자 면역 저하 상황 제어 기전 모식도

연구팀은 이어서 이러한 장내균총이 분비하는 대사산물인 부티레이트가 위암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위암 아바타 모델(위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식한 마우스)을 활용했다. 그 결과 부티레이트가 생체 내(in vivo) 모델에서도 위암 세포의 PD-L1과 IL-10의 발현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 촉진을 억제하는 항종양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그 동안 부티레이트의 항종양 효과는 연구돼 왔지만, 위암 모델에서의 구체적인 효과는 처음 규명된 것.

최근 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중 4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다. 조기 발견시 치료 성공률이 높지만, 진행성 위암이나 재발 위암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아 새로운 치료법인 면역항암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종양에 직접 작용하는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 치료제와 달리 면역항암요법은 양 주위의 면역반응을 유도, 환자의 면역체계로 항종양 효과를 일으켜 상대적으로 독성이 적다.

가장 잘 알려진 면역 항암제는 면역관문 억제제다. 면역관문 단백질(PD-L1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하여 우리 몸의 T세포가 종양 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위암은 종양의 미세환경에서 면역학적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워 다른 종양에 비해 좋은 결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연구책임자인 송교영 교수는 “암이 생기는 과정이나 재발하는 시점에서 환자의 면역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면역치료제가 쓰일 정도로 발전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면역치료제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환자를 선택하고 치료 반응을 높이기 위한 인자들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에서 장내균총이 면역저하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매우 중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조미라 교수는 “위암환자의 장내균총 구성과 관련 대사체가 위암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중요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라며 “환자 면역세포 상태를 반영하는 환자 모사 아바타 모델을 개발하고 연구해 의미가 크고, 전신경화증, 간이식 마우스 모델에 이어 인간화 위암 마우스 모델에서 면역 억제 기능을 확인한 만큼, 향후 다양한 암 질환 치료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Gut Microbes(IF=12.2)’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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