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회장 건강악화로 응급실 후송 이후 대의원들 ‘강력 투쟁’ 선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부결됐다.
의협 대의원들이 다시 한번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인데, 다만 임현택 회장의 리더십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향후 임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의협 대의원회는 8월 31일 오후 5시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의 안건은 ‘의대정원 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대위 설치의 건’과 ‘전공의 지원 성금의 고유사업 예산 편성의 건’으로 이뤄졌다.
우선 비대위 설치 안건의 경우 투표 결과 총 242명 대의원 중 189명이 투표해 찬성 53표, 반대 131표, 기원 5표로 부결됐으며 전공의 지원 성금 예산 편성의 건은 169명이 투표해 찬성 103표, 반대 60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비록 비대위 설치는 부결됐지만, 일부 대의원들은 임현택 회장 집행부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은 “집행부가 구성된 지 4개월 만에 비대위 구성 안건으로 임시총회를 열게됐다”며 “그동안의 서투름, 오만, 자만, 불소통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신구 대의원도 “전공의가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첫 걸음이 비대위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임현택 회장과 같이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회장과 집행부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으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려야 한다”며 “대전협 비대위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자신의 면피에만 급급한 무능한 의협 회장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임현택 회장은 분골쇄신해서 싸울 준비가 됐으니 집행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읍소했다.
임 회장은 “간호법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으나 역부족이었고 의료계에 슬픔을 준 것 같아서 참담한 마음뿐”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이 죄송하고, 어떠한 따끔한 질타라도 달게 받겠지만, 비대위 구성보다 집행부를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언급했다.
임 회장은 의협 대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 이후 건강 악화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임 회장의 응급실 행 이후 의협 대의원들은 마지막까지 ‘강력 투쟁’에 임하겠다는 다짐을 대내외로 선포했다.
김성근 가톨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비상대책위원장(여의도성모병원 외과)은 “우리의 투쟁은 멀리서 시작하는 게 아닌 바로 내가 일하고 있는 그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며 “수시모집은 곧 시작되지만, 입시는 12월에 끝나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외쳤다.
김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만든 사람들을 대한민국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 싸움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의로운 싸움을 하는 만큼 지치지 말자”라고 부언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총선 전 승리를 위해, 디올백을 감추기 위해, 의료를 정치에 끌어들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더욱 우울했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의료계는 더 강해져야 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젊은 의사들을 위해서 종합병원 교수, 병원장, 보직자, 개원의 모두 바뀌어야 한다”며 “선배 의사들은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