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3세대 유전자 가위보다 더 정교한 교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성균관대학교 김대식·이재철 교수팀이 ‘반복 염기 서열을 성공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프라임 에디터 기반 기술의 ‘PE-CORE(Prime Editor–mediated COrrection of nucleotide REpeat expansion)’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6월 4일 밝혔다.
프라임 에디터란 유전자 편집 기술의 하나로, 기존의 유전자 편집 기술보다 더욱 정교하고 안전하게 유전자 변이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며, DNA를 자르지 않고도 특정한 위치에 원하는 유전적 변이를 삽입할 수 있다.
PE-CORE는 프라임 에디터를 이용해 반복 염기서열 확장 질환과 관련된 병원성 핵산 반복 확장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PE-CORE 기술은 기존 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크리스퍼-카스9) 시스템이나 CRISPRi(크리스퍼 인터퍼런스) 시스템을 활용한 것과 달리 정밀한 교정이 가능하다. 또 유전자 편집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부위에 변이가 일어나는 off-target 현상도 적어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DNA의 특정 부분에서 반복적인 염기 서열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발생하는 유전질환을 ‘반복 염기서열 확장 질환’이라고 한다. 이러한 반복 확장 질환에 대한 표적 치료는 확장 서열의 정확하고 효율적인 교정이 필요해 치료법 개발의 어려움이 크다.
대표적인 반복 확장 질환은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척수 및 경막근 이영증(Spinal and Bulbar Muscular Atrophy), 스핀세레벨라 손상 1형(Spinocerebellar Ataxia Type 1), 취약한 X 증후군(Fragile X Syndrome) 등이 있다.
연구팀은 PE-CORE 기술을 사용해 환자 유래 유도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에서 반복 염기 서열을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운동 신경 세포로 분화시킨 후, 타깃 mRNA와 단백질의 크기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으며, iPSC 유래 운동 신경세포 내에서 기능적인 교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전자 발현양 패턴을 비교한 결과 교정된 iPSC에서 운동 뉴런 간의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가 정상 발현 수준으로 회복돼 기술의 효과성을 입증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김대식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반복 염기서열 확장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했다”며 “PE-CORE 기술은 병원성 핵산 반복 확장을 교정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로, 앞으로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데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육성R&D와 공익적의료기술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Nucleic Acids Research’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