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건보공단 이사장, 공적 기능 강화할 인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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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건보공단 이사장, 공적 기능 강화할 인물 필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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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노조, 최근 이사장 공모 절차 및 후보 거론 등에 대한 입장 밝혀
보장성 강화 및 제도발전에 힘쓸 인물 취임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차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낙하산 인사가 아닌 건강보험의 공적 기능을 강화할 인물이 필요하다며,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건보공단은 4월 12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차기 이사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고, 4월 20일 공모 접수가 마감됐다.

이와 관련 건보노조는 4월 25일 성명을 통해 “공공기관은 정부의 공공사업을 위탁받아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으로, 임원들은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은 물론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즉,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문성을 무시한 낙하산 인사로 공기업·공공기관에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을 쏟아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

현재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및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 각 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에 의해 법·규정이 정한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임원 추천과 임명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 제도가 운용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상당히 다르다는 게 건보노조의 비판이다.

건보노조는 공공기관 임원의 경우 대부분 정치적 성향과 영향에 따라 임명되는 것이 현실이기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상실돼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이번 건보공단 임원추천위원회 구성만 해도 대변인 후보자 1명을 건보공단 사측과 노동조합 측에서 각각 1명씩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사회에서 공단 자문위원 중 1명으로 호선됐다고 알려진 상황.

건보노조는 “이렇게 선출된 인물이 건보공단 직원들의 의견을 얼마나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건보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 김덕수 전 이사, 김필권 전 이사, 장성인 교수, 정기석 자문위원장(왼쪽부터 가나다순)
현재 건보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 김덕수 전 이사, 김필권 전 이사, 장성인 교수, 정기석 자문위원장(왼쪽부터 가나다순)

아울러 건보노조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사장 공모에 참여한 인물들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현재 전 질병관리본부장 및 한림대학교성심병원장을 지낸 정기석 교수, 한국사회보장학회 이사와 연세대 의료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장성인 교수, 건보공단 기획이사를 지낸 김덕수 및 김필권 전 이사 외 2명 등 총 6명이 공모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이 중 정기석 교수는 현 정부의 감염병 자문위원장이고 특히, 장성인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공약 제작에 참여해 당선인 시절 선거대책본부와 및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을 지닌 점을 문제 삼은 건보노조다.

건보노조는 “장성인 교수의 경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시절 원격의료와 의료민영화를 찬성한 사람으로, 뼛속까지 영리병원 찬성론자이고 보건의료 분야 시장론자”라고 꼬집었다.

건보노조는 “건보공단 이사장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하는 보험자의 수장인데, 공급자인 의사들이 공모에 참여한 점이 매우 우려스럽고 건강보험 제도를 무너뜨리는 영리병원 찬성론자나 시장론자는 더욱이 보험자인 건보공단의 수장이 되면 절대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건강보험의 재정 강화 정책 기조를 부정하고 건강보험 재정위기가 MRI와 초음파 진료 등 과다한 외래의료 이용에 원인이 있다는 등 건강보험 보장성을 낮추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부자 감세, 사회복지 예산 대폭 축소로 보장성 강화 정책에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있는 윤석열 정부라는 의미다.

건보노조는 “공공의료 강화가 아닌 민간병원에 진료비를 퍼주거나, 실손보험사에 개인정보 개방 및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을 지원하는 등 의료영리화와 민영화 정책에 동조해 대자본 세력과 대통령의 비전 없는 무리한 정책들을 밀어붙이는 인물이 이사장으로 선임된다면 건강보험의 공적 기능은 무너지고 제도의 근간이 흔들려 결국 의료민영화로 가는 지름길 앞에 놓인 전 국민에게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노조는 이어 “건보공단 임추위는 4월 28일 공모자 면접 심사에서 시장주의와 의료민영화 정책을 지향하는 후보자들을 철저히 검증·평가해야 하고, 만약 이 같은 인물들이 이사장으로 추천된다면 건보공단과 임추위는 공동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공적 기능 및 보장성 강화, 제도발전에 이바지할 수 인물이 이사장으로 취임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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