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라는 사람들이 제자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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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라는 사람들이 제자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4.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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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무협,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에 유감 표명
전문대 간호조무과 만들어져도 특성화고 졸업생 피해 없어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곽지연)가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의 전문대 간호조무과 설치 반대 기자회견을 두고 작심 비판을 내뱉었다.

스승이라는 사람들이 제자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전국직업계고 간호교육교장협의회, 고등간호교육협회, 한국간호학원협회 등은 전문대에 간호조무과가 생기면 특성화고가 존폐 위기에 놓인다는 등의 이유로 설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간무협은 해당 기자회견 직후인 4월 18일 이들의 주장은 모순 투성이라며 반박 성명을 냈다.

간무협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간호관련 특성화고 졸업생은 2,048명으로, 이 가운데 간호조무사 자격취득자는 1,827명이다.

졸업생 11%에 해당하는 221명은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이들 졸업생 가운데 취업자는 408명으로, 전체 졸업생의 20%에 불과하고 69%에 달하는 1,409명은 간호대를 비롯해 대학에 다시 진학한 것으로 조사된다.

즉, 1년에 3만5천 명의 간호조무사가 자격을 취득하고 취업하는데 그중 408명의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자가 전문대 간호조무과가 설치되면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이 아닌 거짓이라는 게 간무협의 설명이다.

특히 간무협은 간호특성화고 교육자협의회 교사들이 간호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간무협은 “이들은 특성화고 졸업생의 간호대 진학 문을 넓혀달라고 요구하고 다니는데, 전문대 간호조무과가 만들어지면 특성화고 졸업생이 피해를 겪는다는 모순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전문대 간호조무과가 생기면 간호와 무관한 전문대로 진학하는 특성화고 졸업생이 간호조무과로 진학할 길을 열어주게 되고, 이미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특성화고 졸업 간호조무사가 일하면서 전문대 간호조무과를 다닐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되는데, 이들 단체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간무협은 “정말이지 스승이라는 사람들이 그 길을 앞장서서 차단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지금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을 반대하는 데 앞장서는 특성화고 교사들은 간호조무사를 양성하는 교육자라기보다 정체성이 간호사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고등학생 제자들을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 반대 활동에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교육자로서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한 간무협이다.

간무협은 “백번 양보해 사설 간호학원장들이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에 반대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권 추구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전문대 간호조무과가 생기면 사설 간호학원 600개가 존폐 위기에 몰린다는 것은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사설 간호학원 상당수가 운영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노동부계좌제로 인해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는 있으나, 전문대 간호조무과 생성이 학원 운영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정 금액의 등록금을 내고 전문대 학위를 취득하려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노동부계좌제라는 제도를 활용해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무협은 간호학원협회장이 특성화고 졸업생 1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간호조무사 설문조사 결과 약 80%의 응답자가 전문대 간호조무과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도 어불성설임을 밝혔다.

간무협이 지난 2022년 11월 취업활동 중에 있는 간호조무사 1,3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7%의 간호조무사가 전문대 간호조무과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간호교육교장협의회 등이 ‘간호조무사가 일정한 임상경력과 교육을 갖추면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경력사다리 프로그램을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도 현실성이 없다는 게 간무협의 지적이다.

간무협은 “현재 보건의료체계에서 사설간호학원을 수료한 간호조무사가 경력이 있으면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애당초 경력사다리 프로그램도 없을뿐더러 간호조무사는 간호사가 되는 길을 원해서 전문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님을 반드시 숙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간무협은 이어 “전문대 간호조무과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것은 학력제한 자체가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적 규정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의원, 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등에는 간호사보다 더 많은 간호조무사가 근무하고 있고 다가올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려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문대 간호조무과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간무협은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은 차별받고 있는 간호조무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길이며 전문적인 간호조무사 직무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 기회의 제공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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