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공의 기피과 강력한 유인책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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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공의 기피과 강력한 유인책 마련하자
  • 병원신문
  • 승인 2022.1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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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전공의 부족으로 내년 2월말까지 소아청소년과 입원진료를 잠정중단한다는 소식이 연말 병원계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길병원은 4명 정원의 소아청소년과 내년 상반기 전공의 1년차 모집에서 1명도 확보하지 못해 입원환자 진료를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기존의 저출산 기조에 코로나19로 환자수요가 급감한데다 앞으로 소아청소년과의 전망이 밝지 않아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한 탓으로 풀이된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2019년도만 해도 80%대였던 것이 2020년 68.2%, 2021년 34.4%, 2022년 27.5%, 그리고 2023년도 상반기 모집에서 16.4%로 급락했다. 아무리 ‘미래가 없는 전공’이라지만, 불과 몇 년사이에 이렇게까지 급락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사태는 비단 입원환자 진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소아응급실, 소아중환자실까지 파급될 우려가 짙어 자칫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의 붕괴까지 걱정된다. 실제 전국 대학병원 96곳중 소아응급실을 24시간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곳은 37곳(38.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공의가 부족한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만이 아니다.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산부인과도 엇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산부인과의 경우 분만병원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2007년 1,027곳에 달하던 분만병원 수는 지금 474곳으로 감소했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병원에 전공의들이 기피하는 진료과 운영을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료정책, 제도, 수가상 모든 부문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을 강구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에게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 한, 전공의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필수의료대책에서 나온 것처럼 어린이병원의 공공정책수가나 분만취약지에 대한 지원강화만으로는 해결을 기대하기 힘들다.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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