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의료급여 간 격차도 감소…긍정적 신호
한국 일차의료의 질이 최근 12년간 전반적으로 향상돼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 12년간 국내 일차의료 질 향상 추이를 분석했다(교신저자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 소장).
연구팀은 일차의료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미국 보건의료연구소(AHRQ,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에서 제안한 외래진료 민감질환(ACSC, Ambulatory Care Sensitive Conditions) 입원율을 사용했다.
ACSC는 효과적인 외래 의료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할 경우 질환 발생을 예방하거나 이미 발병한 경우 이를 조기에 치료·관리함으로써 입원율을 낮출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ACSC 입원율이 낮을수록 해당 국가의 일차의료 질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는 국내 일차의료 질 현황과 추세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됐으며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9세 이상 ACSC(고혈압, 당뇨,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천식, 심부전, 폐렴, 요로감염) 환자 약 1천232만 명을 대상으로 예방 가능한 입원율 추이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지난 12년간 전체 ACSC 입원율은 2008년 5.0%에서 2019년 4.2%로 감소해 일차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 보면 고혈압(1.4%→0.8%) 당뇨(5.8%→3.3%),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천식(4.1%→3.2%) 입원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심부전은 2012년 이후 소폭 상승했으나 2008년 대비 감소했다(11.4%→10.8%).
반면 폐렴(24.5%→28.1%)과 요로감염(5.7%→6.4%) 입원율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혜진 교수는 “지난 12년간 국내 일차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의료 질 적정성 평가와 만성질환관리제 등 정책적으로 지속 관리하던 고혈압·당뇨·천식 및 만성폐쇄성질환의 입원율 감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용 소장도 “의료급여 환자의 입원율이 매년 감소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아직도 건강보험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의료체계 간 유기적 연계와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이어 “폐렴은 노인인구 증가와 함께 위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입원율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차의료에서 종합적으로 관리·모니터링하는 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연세 메디컬 저널(Yonsei Medical Journal, YMJ)’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