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의료공급자들로부터 불공평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건강보험 수가협상제도 개편의 방향성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같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행 수가협상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팀에게 개편방안 연구용역을 맡겼고 그 결과가 내달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용역은 매년 수행해 왔던 환산지수 산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지적돼 온 SGR 모형을 대체할 새로운 모형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수가협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위원회에서 수가인상에 필요한 추가소요재정을 제시한 후 SGR 모형을 근거로 유형별로 수가인상폭을 조정하는 방식.
문제는 공단 재정위원회에서 제시한 추가소요재정이 고정값이 아니라 수가협상 말미에 조정된다는 점.
때문에 각 유형별 협상대표자들은 추가소요재정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밤샘협상을 일상화시켰다. 막판에 추가소요재정이 증가될 수 있어서다.
이번 연구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SGR모형을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종별가산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종별가산 축소를 포함한 상대가치점수체계 개편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사실상 공단 재정위원회에서 제시한 추가소요재정 규모에 따라 수가조정폭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용역이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을런지는 의문시된다.
보험자의 일방통행식 협상구조를 개선하려면 공단 재정위원회에서 추가소요재정을 결정하는 단계부터 수가협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가입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공단 재정위원회와 의료공급자간 협의로 추가소요재정을 먼저 결정한 후 새로운 환산지수 산출모형에 따라 유형별로 수가인상폭을 결정하는게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도상 문제뿐 아니라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