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와 응급의료는 염연히 달라”…구분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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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와 응급의료는 염연히 달라”…구분 필요성 대두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0.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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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의사회, 필수의료 확충 의견 제시…응급의료와 구분해 별도 수가 책정해야
비대면 진료 반대 의견 견지…커뮤니티케어, 특정 종별·진료과 주도는 안 될 말
(왼쪽부터) 대한내과의사회 은수훈 총무이사, 곽경근 총무부회장, 박근태 회장, 이정용 부회장, 송민섭 대외협력부회장, 조승철 공보이사. ⓒ병원신문.
(왼쪽부터) 대한내과의사회 은수훈 총무이사, 곽경근 총무부회장, 박근태 회장, 이정용 부회장, 송민섭 대외협력부회장, 조승철 공보이사. ⓒ병원신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의료계가 필수의료 확충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필수의료를 응급의료와 동일시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구분한 후에 필수의료 확충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는 10월 1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25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내과의사회는 필수의료 활성화, 비대면 진료, 커뮤니티케어 등 최근 이슈화된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필수의료의 경우 명확한 개념 정의가 선행돼야 하고, 별도의 정책 수가 도입 및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내과의사회 의견의 요지다.

박근태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필수의료를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의료분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하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가 정도가 필수의료 분야라고 밝힌 박 회장이다.

즉,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으로 인해 신경외과 및 응급의료 등이 필수의료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이는 다소 잘못된 생각이라는 의미다.

박 회장은 “신경외과 의사들의 대부분은 척추를 전문으로 하고 있어 개두술을 하는 뇌 분야 의사는 많지 않다”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은 신경외과의 문제라기보다 응급의료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응급의료와 필수의료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응급의료를 마치 필수의료인 것처럼 인식하면 안 되고 오히려 명확히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부언했다.

결국, 이 같은 내과의사회의 입장은 필수의료 살리기에 있어서 개원가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먼저 찾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박 회장은 “필수의료 분야가 생존하려면 건강보험 수가와 별도로 정책적 목적의 수가가 있어야 한다”며 “특히 최선을 다해 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대해 의사들이 소신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특례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대면 진료, 여전히 반대…커뮤니티케어 특정 종별·진료과 주도 경계

한편, 이날 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반대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비대면 진료를 의료적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문제가 없지만, 비대면 진료 플랫폼 등 산업적 측면까지 고려하면 의료 영리화가 촉진되고 의료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월 내과의사회를 비롯해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등 4개 진료과 의사회가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비대면 진료 반대 입장을 낸 것에서 변함없는 모습을 보인 것.

당시 설문조사 결과 4개 진료과 회원들은 감염병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54.4%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진료의 기본 개념이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비대면 진료를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18%에 달해 사실상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72.4%를 차지했다.

대한내과의사회 제25회 정기총회 전경. ⓒ병원신문.
대한내과의사회 제25회 정기총회 전경. ⓒ병원신문.

특정 진료과 및 종별에 의해 주도되는 커뮤니티케어도 경계한 내과의사회다.

이정용 내과의사회 부회장은 “커뮤니티케어는 국민의 건강 향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지만 요양병원 및 재활의학과 주도의 커뮤니티케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커뮤니티케어가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의료계 전체가 제도 설계에 참여해 활발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특정 직역과 종별의 이권 싸움으로 보이면 안 되고, 의료의 백년대계를 위해 대승적으로 접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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