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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행복하고 보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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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행복하고 보람 느낀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2.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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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장에서 오지(奧地) 양양군 보건소장으로 제2의 삶 잇는 권성준 소장
권성준 양양군보건소장
권성준 양양군보건소장

“1980년 의사가 된 이후 대학병원에서 환자분들로부터 40년 넘게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대접을 받아왔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정년퇴임 무렵 한 사람에게라도 제가 필요하다면 지금껏 받은 고마움을 돌려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양양군보건소에서 보내는 지금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권성준 양양군보건소장. 위암수술 명의이자 한양대학교병원에서 병원장으로 재직했던 의료계 지도층 인사가 인구 3만명도 안 되는 강원도 양양군에서 보건소장으로 재직한다기에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기자들이 최근 양양군보건소를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권 소장은 “대학병원에 재직할 때는 (돈 때문이 아니라 환자가 너무 많아) 3분 진료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양양군에 내려온 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며 “환자를 집에까지 직접 찾아가서 진료를 했던 경험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어서 감동 그 자체였다.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경로당 순회 의학강좌에도 열정을 갖고 있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성준 소장의 포부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해 불과 1개월 만에 막을 내려야 했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소독 등에 매진하느라 직원들이 밤 12시 이후에도 거의 퇴근을 못하고 코로나19와 싸웠다.

그는 코로나19가 누그러지면서 9월부터 주 2회 면단위 지역 순회진료와 경로당 의학강좌를 재개하며 초심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권성준 소장이 지원하기 전까지 강원도 내에 진료를 겸하는 의사 출신 보건소장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권 소장을 비롯해 3~4명으로 늘어났지만 강릉과 속초 등 관동지방에서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초빙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양양군은 면적이 서울특별시와 비슷하지만 인구는 서울의 한 동보다 작은 2만8천명에 불과하며 병원은 아예 없고 내과 3곳, 외과 1곳, 정형외과 1곳 등 총 5개의 의원이 전부다. 그나마 5곳이 모두 읍내에 소재하고 면 단위에는 없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군 평균이 32%, 일부 면은 41%를 넘어선 곳도 있다.

띄엄띄엄 떨어져 사는 데다 노선버스도 더 이상 운행을 안 하는 곳이 많아 방문진료의 필요성이 높다는 게 권성준 소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보건소 소속 방문간호사 20명이 혼자 사는 노인 가정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와 정신질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권 소장은 “양양군에 내려온 뒤 그간 지방의 의료체계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시골이 복지 시스템은 깜짝 놀랄만큼 잘 갖춰져 있지만 대신 의료공백이 커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양양군 내에 약국은 12곳이 있지만 읍내에 6곳, 나머지 6곳은 면 단위인 강현면에 있다. 강현면은 의사의 처방 없이 의약품 조제 판매가 가능한 의약분업 예외지역인 데다 속초시와도 접경지역이다. 더구나 6곳이 흩어져 있는 게 아니라 나란히 붙어 있다는 것.

의약분업 예외지역 지정은 의료기관과 약국 간 실거리가 1km 이상으로 제한돼 있지만 약국과 약국 간 거리는 제한이 없다. 보건소 관리팀에서 수시로 감시를 나가지만 아직 불법이나 위법 사례는 없었다고 권 소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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