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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과학 발전 위해 풀어야 할 숙제, ‘불명확의 명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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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과학 발전 위해 풀어야 할 숙제, ‘불명확의 명확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6.2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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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 ‘바이오헬스 신산업 전략’ 주제로 춘계학술대회 개최
전문가들, 불명확한 주체·인력·자율성·영역 등 지적…규제과학 용어 정리도 중요

규제과학(Regulatory Science)의 실효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정착 및 발전을 위해서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숙제는 불명확한 개념과 정의, 영역 등을 명확화하는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였다.

규제과학이란 정부가 기업의 활동, 특히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과 관련된 행위를 조정하는 규제제도 및 법령의 과학적 토대다.

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 헬스케어제품 등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성능을 평가하는 도구, 기준, 접근법 등을 개발하는 ‘과학’이자 ‘규제 의사결정’인 것이다.

규제과학은 과학적으로 데이터를 평가하고 사회적 요구 등 다양한 요소를 균형감 있게 고려해 과학 발달에 따라 새롭게 개발된 첨단 제품을 환자와 사회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즉, 규제를 법적·행정적 측면에서 해석하는 경직적이고 기계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과학적 토대를 둔 규제의 설계와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의약품 개발부터 인·허가에 있어서 신속하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과학의 정의와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규제과학이 연구의 영역이 아닌 규제 법령의 공포, 시행, 준수, 집행 등과 같은 실무 분야인 규제업무(Regulatory Affairs)와 구분 없이 동일하게 이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규제과학의 중요성을 인지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업계의 관심이 최근 들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2019년 5월 규제과학 연구 기능 장화 의지를 표명했고, 2020년 12월 ‘식품의약품 등의 안전기술진흥 기본계획(2021~2025년)’을 통해 규제과학 육성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5월에는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규제과학 발전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혁신 포럼을 개최했고, 그해 규제과학 인력양성 사업이 출범했다.

이처럼 아직 걸음마 단계를 걷고 있는 국내 규제과학의 발전 방향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정착 방법을 찾기 위해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회장 손여원,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6월 24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022 춘계학술대회’에서 규제과학 세션을 마련했다.

이날 이형기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현재 국내 규제과학의 현황을 진단했다.

이형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규제과학은 네 가지 면에서 불명확한 상태다.

집중영역이 무엇인지, 누가 주도해야 하는지, 어떤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지, 규제과학이 학문적 자율성을 지닐 수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이 교수는 “규제과학을 통해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시의성 있게 집중해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데다가, 전통적인 학술과학과는 다른 원리를 지닌 규제과학인 만큼 자율성을 지닌 독립적인 과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규제과학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과정까지는 식약처가 주도했는데 이후 지속적인 발전은 민간에 맡겨진 양상”이라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규제과학의 발전 방향 전략은 정부 즉, 식약처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규제과학 인력양성의 경우 현재 대학(원)에만 국한된 모양새인데 이를 벗어나 기존 식약처 인력의 재교육 및 역량 강화, 대학(원)에서 양성된 전문 인력이 식약처 등 관련 기관으로 인입되는 선순환 구조 및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 이 교수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 교수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장익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그랬듯이 규제과학은 규제를 이끌어가는 식약처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규제과학은 임상, 통계, 제조, 품질관리 등 여러 전문 과학 분야를 포함하는 특징이 있는데, 해당 영역의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식약처 내 심사관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경희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도 “규제과학이 주목을 받다 보니까 다른 규제기관에서도 규제과학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하는 추세”라며 “규제과학이라는 용어가 식약처의 고유 용어인지, 아니면 다른 부처까지 확산할 경우 그 안에서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등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질적으로 규제 관리를 받는 제약업계가 바라보는 규제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임효영 유한양행 전무는 규제과학이 답이 없는 영역을 함께 개척하는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임 전무는 “신약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규제적으로 답이 없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FDA나 EMA에서 규제가 개발됐더라도 이를 국내 현실을 고려해 적절히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규제과학 발전을 위해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전문가들의 지적과 의견에 일부 수긍했다.

박윤주 식약처 부장은 “규제과학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긴 호흡으로 꾸려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규제과학 인력에 대한 니즈를 이미 인지하고 있고, 이런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평가기술을 구축하기 위해 고민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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