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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실9’ 2년 연속 가격 인상…병·의원 ‘울며 겨자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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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실9’ 2년 연속 가격 인상…병·의원 ‘울며 겨자 먹기’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6.15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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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5% 상승 이어 올해 7월 1일 8.5% 인상 예고
의료계 현장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제약사 독점에 우려
한국MSD의 가다실9
한국MSD의 가다실9

자궁경부암 백신인 한국MSD의 ‘가다실9’의 가격이 오는 7월 1일부터 인상된다는 소식을 접한 의료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다실9의 경우 이미 지난해 4월 큰 폭으로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인데, 1년 3개월여 만에 또다시 부담을 떠안게 된 병·의원들은 하소연할 곳도 찾기 힘든 모양새다.

한국 MSD는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 가다실9의 공급 가격을 13만4,470원에서 14만5,900원으로 8.5%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일선 의료기관에 알렸다.

문제는 지난해 4월에도 15%를 올렸다는 점인데, 당시 의료 현장에서는 가격 상승 전에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며 예정에도 없던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등 갑작스러운 제약사의 공지에 울상을 지었다.

HPV 9가 백신인 가다실9은 9가지 HPV 바이러스(6, 11, 16, 18, 31, 33, 45, 52, 58형)로 인해 발병 가능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며 한국MSD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남성들도 접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단,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고 있어 비급여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일선 병·의원의 가다실9 평균 비급여 가격은 14만원~28만원으로 형성됐다.

게다가 가다실9은 총 3회를 맞아야 접종이 완료되는 백신으로, 결국 비급여 가격은 60만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된 상태.

서울의 한 산부인과 A 원장은 “지난해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는데 연이어 올해도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며 “다른 백신은 이렇게 1년 단위로 가격을 두 번씩 올리는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즉, 시장점유율이 높은 가다실9이기에 제약사 스스로가 독점적인 지위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일부 병의원들은 4월 가다실9의 가격인상을 앞두고 다양한 할인행사를 벌이며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병·의원들은 7월 가다실9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다양한 할인행사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A 원장은 “평생 3번만 접종하면 되기 때문에 접종 시 조금이라도 더 비싸고 좋은 것을 맞으려는 심리가 있다”며 “가다실9의 독점력이 더 확대된 이유”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국MSD는 매년 자사 제품의 가격 적정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가격 정책에 반영하기에 이번 가격 상승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HPV 백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10억달러가량의 생산시설 투자를 단행한 점도 가다실9의 가격 상승 원인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제약사가 백신 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를 일선 의료기관이 막을 방도가 없다는 현실에 더 답답함을 호소하는 의료계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약사가 이미 가격을 인상한 뒤에 본사의 결정이라고 전달해 왔는데, 사실상 통보라고 볼 수 있다”며 “가격 상승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 피해는 고스란히 의료기관과 의사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B산부인과 병원장은 “병·의원에서도 제약사의 백신 가격 상승분만큼만 가격을 올리면 피해가 없을 것 같지만, 세금 등의 문제를 생각할 때 오히려 나이너스”라며 “예를 들어 10%가 인상되면 적어도 10% 이상을 올려야 손해를 막을 수 있는데, 이를 환자들에게 설명하기도 어렵고, 결국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제약사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특히 비급여인 가다실9은 산부인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서도 접종이 가능해 제 살 깎기처럼 경쟁에 더욱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게 의료계의 우려다.

C 산부인과 병원장은 “산부인과 외에도 접종이 가능한 가다실9인 만큼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7월 전후로 지난해처럼 경쟁을 부추기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며 “안그래도 어려운 산부인과의 현실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무한경쟁 속으로 빠져들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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