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가협상 방식 개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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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가협상 방식 개선 시급하다
  • 병원신문
  • 승인 2022.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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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 결과는 SGR 모형을 근간으로 한 협상방식이 시효를 다했음을 알려주는 시그널이었다. 유형별로 결과가 엇갈렸지만, 현행 수가협상방식의 개선을 고민해야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사실만은 충분히 확인했다.

올해 수가협상은 여느해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오랜 경험치로 수가 조정폭이 공단 재정위원회가 제시하는 추가 소요재정 규모에 달려 있다는 사실에 익숙한 공급자측이 지난 몇 년동안 지독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밤샘협상을 이어가자 올해에는 수가협상 마감일인 5월31일 저녁 늦게 가서야 재정규모를 내놓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시간을 촉박하게 해서 재정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자는 공단 재정위원회의 의도로 풀이된다.

공단 재정위원회의 협상전략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있지만, 협상의 여지를 대폭 축소한 일방적인 통보에 가깝다는 점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수가 인상폭 결정이 정확한 근거보다는 공단의 재정여력에 의존했기 때문에 발생한 필연적인 상황이다.

공단은 유형별 협상 이전에도 공급자들이 수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의료기관들의 원가분석과 비급여 자료 등 수용하기 힘든 온갖 자료 요구를 일삼아 왔고 수가를 올려주는 대가로 여러 가지 조건을 다는 등 공급자들의 우위에 서서 협상의 주도권을 행사해 온게 사실이다.

유형별 협상에서 미국에서도 불합리해 포기한 SGR 모형을 고집하는 것은 공단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협상방식이기 때문이다. 유형별로 줄세워 놓고 공급자끼리 서로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고 안간힘을 쓰게 만드는 구조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SGR 모형을 근간으로 한 지금의 수가협상 방식이 개선돼야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 또한 문제다. 당장 시급한 것은 의원급 수가가 병원급보다 높은 수가역전현상을 해소하는 것이다.

의원과 병원으로 나누어져 있는 유형을 의과로 통합하거나 병원급 수가에 가중치를 주어 보정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공급자와 공단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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