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는 전방위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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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는 전방위로 해야 한다
  • 병원신문
  • 승인 2022.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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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개성 엘리오 앤 컴퍼니 대표…병원경영의 실전 전략(6)
경영자는 의료품질 향상과 함께 홍보에도 주력해야
환자는 내부 직원 말 가장 신뢰…구성원 협조는 필수

■ 병원에서 홍보가 더욱 중요한 이유

식당도 음식 맛만 좋으면 손님이 찾기 마련이라며 병원 홍보를 소홀히 하는 경영자가 적지 않다. 실제로는 경쟁이 심해서 맛 좋기로 유명한 식당이라도 TV 프로그램 출연을 비롯하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식당과 병원은 엄청나게 다른 점이 있다. 누구나 음식 맛은 쉽게 알 수 있지만, 환자는 객관적인 의료의 질을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환자 대다수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의사의 인상이나 친절 등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특성 때문에 최상의 실력을 갖춘 의사인데도 알려지지 않은 의사도 있고, 평균 정도의 역량인데도 명의로 대접받는 분도 있다. 의료의 질이 높은 의사나 병원이라도 환자가 알아주지 않으면 건강한 생존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경영자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의료품질이 탁월한 병원을 만드는 것과 함께 이러한 노력과 성과를 자연스럽게 알려야 한다.

대학병원이 수행한 홍보전략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이대 여성암병원’이었다. 여성암 특화전략을 세우고 의료품질의 높이는 시도와 함께 전국병원으로의 도약을 위한 체계적 홍보를 수행했다. 여성암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KTX역과 공항의 카트 등에 전국 단위 홍보를 하고, 국회에서 여성암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체계적인 이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여성암 환자수, 수술건수, 중증도 등이 획기적으로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방의 환자도 급격히 늘어났다. 만약 여성암을 특성화하고도 홍보를 체계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높은 성과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 준비되지 않은 홍보는 디마케팅을 초래

N병원은 너무나 흔한 이름인데다 옛날식 로고와 붓글씨의 서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온라인에서 첫인상을 결정짓는 홈페이지도 구식이며 모바일 버전이 없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도 PC 버전으로 전환되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좋지 않은 소식이나 병원의 장례식장 소개만 가득했다. 오프라인에서 첫인상을 결정짓는 병원 정문에서 1층 외래에 이르는 구간은 낙후되고 지저분했다. 사인물은 혼란스러웠고, 간판의 병원명 일부가 떨어져 있거나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환자가 병원에 와서 좋은 인상을 받기는커녕 지저분하고 불친절하게 느낄 상황을 방치한 채 홍보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된다. 다시는 찾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환자들은 병원에 대한 나쁜 소문을 퍼트린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홍보를 하기 전에 ‘환자가 처음 방문한다면 다시 오고 싶다고 느낄까’라는 질문을 먼저 해보아야 한다.

N병원은 홍보를 하기 전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꾸었다. 병원의 미션과 비전을 고려하여 병원명을 리뉴얼하고 HI를 새롭게 만들었다. 홈페이지를 PC와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진료예약과 콜센터의 연결이 쉽게 하고 전문화 분야, 고객서비스, 시설과 장비 부분에서 병원이 가진 특장점을 강조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개편했다. 인테리어는 최소화하되 환자 최접점인 정문에서 외래공간까지 원내 사이니지를 포함한 홍보물을 깔끔하게 정비했다. 전문센터와 의료진의 주특기와 대표적인 경력을 정리하여 외래공간의 주요 벽면에 붙여서 내원고객은 물론 구성원들이 알 수 있게 했다.

■ 홍보는 내부에서부터

우리 병원이나 의료진의 평판에 대해서 환자는 누구의 말을 가장 신뢰할까? 환자들은 내부 직원들의 말을 가장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부정적인 평가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같이 생활한 사람의 평가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환자의 수술을 의뢰할 때 의료계 내에서의 평판과 함께 그 병원의 수술방 간호사에게 의사에 대한 평판 조회를 한다.

협력경영의 초기에 구성원들과 내원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하는데 그 중 ‘가족과 친지, 지인에게 우리병원을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다. 응답기준은 순고객추천지수(NPS, Net Promoter Score)를 활용한다. 고객의 점수는 평균 이상인데 의사와 간호사의 응답이 마이너스 점수인 병원들이 매우 많다. 이런 병원의 구성원들은 의료진에 대한 정보나 신뢰도 갖지 못하고 있고, 그렇기에 환자를 소개하는 경우도 드물다. 심지어 주관식 설문에 ‘주변에서 우리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고 하면 뜯어말린다’라는 문구를 적는 이도 있다. 경영진은 물론 직원들이 자신들의 가족, 친지를 다른 병원에 보내면서 지역주민에게 병원을 믿고 진료를 받으시라고 홍보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N병원의 홍보전략을 기획한 후 병원의 장점들과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구성원과 공유하고, 의료진이 돌아가면서 직원을 대상으로 질환별 건강강좌를 진행했다. 이런 과정에서 직원들은 진료과장의 주특기도 알게 되고 친밀도도 높아져 가족과 지인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 홍보는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자랑할 거리가 없는 병원이 환자들에게 건강을 맡기라고 자신 있게 권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최초’, ‘유일’, ‘최고’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는 병원과 의사일수록 홍보하기 좋다. 최초의 시술, 최신의 기법을 활용한다든지, 지역 내 유일한 전문센터, 유일한 프로세스나 장비가 있다든지, 최다의 수술기록을 가진 의사가 있다든지 하는 자랑거리는 핵심적인 홍보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내세울 게 없는 병원들이 더 많은데,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홍보할 수는 없다. 거짓 홍보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다. 그래서 홍보를 하려면 우리 병원이 내세울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홍보내용을 규모(Size), 의료진(Staff), 전문화(Specialty), 서비스(Service), 장비(Spec) 등 5가지로 구분하고, 최초, 유일, 최고라는 3가지 관점에서 병원을 점검해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많음을 깨닫게 되고, 병원의 차별화 포인트를 발견하거나 새롭게 만들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N병원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강점과 향후 보완해야 할 사안 등이 포함된 차별화 전략과 일정을 세웠다. 성과가 나와야 홍보에 활용할 수 있기에 신속히 추진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원내 소규모 이벤트 등 크든 작든 성과가 나오는 대로 정리하여 보도자료를 배포하였고, 이로 인해 부정적인 기사나 장례식장 등 진료와 무관한 글들이 밑으로 위치하게 되었다. 병원의 대표적인 전문센터와 진료성과가 우수한 의료진부터 특정 채널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내보내었다. 평소 활발하시고 언변에 자신 있는 의료진은 유튜브나 방송을 하고 상대적으로 내향적이지만 집필에 강한 의료진은 신문 기고나 칼럼 등을 썼다. 방송, 보도기사, 블로그, 카페, 유튜브의 활동이 쌓이면서 온라인마케팅이 활성화되었다.

■ 특정 목적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홍보해야

모든 병원이 연간 억대의 비용을 쓰며 TV 프로그램에 병원을 알리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싼 매체에 이리 찔끔 저리 찔끔하는 식으로 하는 것도 별 효과가 없다. 먼저 환자의 첫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온라인, 오프라인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구성원에게 홍보하려는 내용에 대해 공유하고 협조를 얻어야 한다. 이런 바탕 하에 홍보목적과 콘텐츠를 설정하고 우선순위와 구체적인 매체를 결정해야 한다. 병원의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과 특정 진료분야나 의료진을 홍보하는 것은 방법이나 매체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관련된 매체에 동시에 홍보해야 한다. 일정 기간 반복하면서 의도한 지표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꾸준히 살펴 매체별 지속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일방적이고 단발성 홍보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홍보가 의도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외부를 향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시작하여 외부와 통합해야 한다. 특정 목적을 향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반복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병원경영의 실전 전략 글 싣는 순서>

프롤로그: 실패한 혁신도 큰 자산.
1회: 변화는 ‘비전을 공감하는 것'부터.
2회: 리더십의 확장, 내가 아니어도 더 잘 할 수 있다.
3회: 의료품질을 타협하면 다른 방법은 없다.
4회: 누구나 명의의 가능성은 있다.
5회: 직업적 소명이 주는 힘.
6회: 홍보는 전방위로 해야 한다.
7회: 비용 절감은 진료수익의 20배의 효과가 있다.
8회: 윙맨 능력의 합이 경영자의 능력이다.
9회: 간호부가 밝아야 병원도 밝다.
10회: 환자의 집보다는 쾌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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