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병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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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병원의 역할
  • 병원신문
  • 승인 2022.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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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문 창간 36주년 기념…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기고
코로나19 방역 세계적 성공 이면에는 병원 희생 있어
이제는 국회와 정부에 새 기회 창출 동반 요구할 때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3년에 걸쳐 이어지던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이 보이고, 일상 회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할 시기가 되었다. 이제 병원에서도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병원은 코로나19 방역의 주역이다.

코로나19 방역이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이면에는 병원에 근무하는 수많은 분의 헌신적인 노력과 공익을 위한 병원의 희생이 있었다. 겹겹이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의료진들, 기존 업무에 더해 방역 업무까지 추가로 해야 하는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높다. 방역 과정을 통해 드러난 병원 시스템의 효율성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되었다. 단순히 감염병에 잘 대처하는 수준을 넘어, 재난 상황에 맞추어 공공의료기관과 민간 의료병원이 적절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질병관리청에 등록된 확진자 정보에 따라 환자들을 돌보며 고령의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을 병원 이송을 통해 특별 관리하는 등 의료계의 각 분야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던 모습들은 가히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오랜 기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내내 의료체계는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다. PCR 검사비가 너무 비싸 진단을 포기하거나 확진이 되어도 치료비 문제로 치료를 포기한 다른 나라들과 대비되는 경험을 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도 의료기관의 전산화가 가장 잘 구축된 나라였다. 의료진들의 EMR 시스템 진료,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를 통한 X-ray와 CT, MRI 검사 결과 확인, LIS(Laboratory Information System, 임상정보시스템)를 통해 임상병리 검사 결과 실시간 활용, 처방전의 전자 시스템 등은 물론 모든 환자의 진료기록 전산화와 진료 예약, 입원 및 수술, 퇴원 후 관리까지 모든 것이 스마트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검사, 진단, 치료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미 우리나라의 병원은 스마트병원이다. AI를 활용한 진료 예약과 접수, 진단, 바쁜 의료진이 말을 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의무기록과 전자 간호기록으로 자동입력되는 Voice EMR, IoT 센서를 활용한 환자 확인과 투약 및 주사 처방, 인터넷을 통한 증명서 발급,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보틱 처리 자동화)솔루션, RRS(rapid response system, 조기 대응 시스템)을 통한 입원 환자의 갑작스러운 심정지나 상태 악화에 신속히 대처하는 사전 모니터링과 대응 시스템도 극한의 진료환경 속에서 그 효과성을 입증했다.

앰블란스로 환자를 이송하는 중에 환자보다 더 빨리 전송되는 모바일 PACS, 의학적 지식도 정립되지 않고, 진료 지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감염과 중첩되어 기존 질환의 증상이 악화한 환자를 돌보고 치료하기 위해 여러 분야 의료진들이 원격 협진하는 ‘Y톡’도 있다.

방호복을 입고 벗는 과정 자체가 고역인 중환자실에 약품 배달과 의료소모품 공급은 자율주행로봇이 담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기술과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에 걸친 교육과 훈련을 거쳐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코로나 팬데믹의 국가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병원의 의료진들은 활용법을 자체적으로 학습하여 채득(採得)하거나, 메타버스 교육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서 활용했다.

우리가 이제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되었다.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배우러 오고, 우리나라의 제품을 사려고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각 병원의 각고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또 한번 성장의 기회가 생길 것이다. 한국의 병원은 이미 4차 산업혁명기술을 가장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분야가 되었다. 신약 개발 뿐 아니라 의료기기, 진단키트, 의료소모품 등도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우리가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장비와 병원 시스템을 포함한 스마트병원 자체가 수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중국 등에 한국의 병원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은 그 규모가 작다. 제3세계를 포함한 이들 나라에 3차 병원 규모의 대형 병원을 설립하고,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의료기관의 해외진출(병원 수출, hospital planting)도 코로나19 방역 성공으로 우리에게 기회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 한국은 WHO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되어 장기적으로 한국이 바이오산업의 선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연간 2,000여 명의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국내에서 진행하게 되는데, 병원계에도 희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위기는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세계 7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우리나라의 병원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나라의 방역 성공을 세계적으로 수출하고, 확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추진되고 실행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위원회 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같이 역할을 해야 한다. 여야를 넘어 전체 국회도 기꺼이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와 정부, 그리고 병원계가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과 정책을 준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법률을 선도적으로 제정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모두의 이러한 노력이 결국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3년간 정부 정책에 맞추어 희생하고, 협조한 병원이 이제는 요구할 때이다. 단순히 고생한 것에 대한 손실 보상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병원과 함께 열어가자고 말이다. 여기에 병원의 새로운 미래가 있다.

대한병원협회 병원신문 창간 제36주년을 축하합니다.

대한병원협회도 우리나라 병원, 의료계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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