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디지털헬스를 위한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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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디지털헬스를 위한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 병원신문
  • 승인 2022.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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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⑤
이태희 주식회사 더클랩 부사장

세계적으로 헬스케어는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서비스의 제공과 일대일의 관계에서 효율성, 경제성, 편의성, 신속성, 미래발전성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연결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소위 'Digital Health care transformation’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병원신문과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역동적인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제는 디지털헬스 시대다!'를 공동기획했다.

※ 대한디지털헬스학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2021년 11월 학계, 의료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상호 협력하고 교류할 수 있는 비영리 학술단체로 창립했으며 권순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초대회장을 맡았다.

※ 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⑤: 디지털헬스는 위한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태희 주식회사 더클랩 부사장)

8년 전 2014년 가을 애플(Apple)은 시계를 발표했다.

스마트폰 중심의 혁신적 IT 기술과 제품을 발표해야 할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돈에 눈이 멀어 별 걸 다 판다며 소비자들은 ‘오버스럽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던 것 같다. 

한국에는 거의 1년 후인 2015년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저걸 왜 사?’라며 시큰둥했던 분위기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과 비슷할 것 같은 스마트워치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했고, 실용성보다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했기에 회의적인 공감이 집중됐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ple watch는 2021년 기준 1억대 이상 판매된 역사상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시계가 됐다.

Nike 에디션으로 기능성을, Hermes 협업으로 패션 아이템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Flex 문화가 확산되며 Rolex, Patek Philippe 등 고가 시계는 구할 수도 없는 호황을 누리는 반면 100만원 이하 가격대 시계 제조사들은 스마트워치로 ‘갈아 차는’ 소비자를 구경만 하게 된 셈이다.

Google, Apple, Microsoft뿐 아니라 Amazon과 Meta platforms(facebook)까지 유수의 글로벌 IT기업들은 디지털헬스 분야에 최근 2년간 7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한다.

스마트 디바이스 발전의 한계쯤이라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어찌됐든 Google은 피트니스 전용 웨어러블 제조기업 fitbit을 21억달러(약 2조5천억원)에 인수했고, Amazon은 원격 진료 기업 Health Navigator를 인수했다.

디지털헬스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IT기업 뿐이 아니다.

생활용품 기업 Johnson & Johnson도 Apple watch, iPhone을 사용하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뇌졸중 가상임상을 진행 중이며, 가전제품 유통기업인 BEST BUY는 노인 건강 기술 회사 CST Technologies, 웨어러블 센서 개발 회사 Bio Sensics를 인수하기도 했다.

IT기업을 포함한 생활 밀착형 기업들은 디지털헬스 산업에 꽤 진심인 것 같다. 그들은 약한 의료산업 기반을 대규모 생체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병원과 제약기업들의 ‘지위’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COVID-19 팬데믹은 사람들이 스스로 건강 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권한을 부여받고자 하는 욕구와 결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런 흐름은 디지털헬스 웨어러블 수요를 크게 성장시켰다.

시장조사 기관 Global market insights는 2020년 250억달러(약 29조3400억원) 규모였던 의료용 웨어러블 시장 규모가 연평균 22.9% 성장해 2027년에는 다섯 배 이상 증가한 1,4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기에 디지털헬스는 익숙함보다 여전히 낯선 느낌이 강하다.

필자 또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 중이지만, 사용자 관점에서는 '덜 불편한' 것을 판단 기준으로 쇼핑하듯 아이템을 바꿔서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Zepp의 스마트밴드는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앱 연결이 초기화되는 불편함이 있었고, 글로벌 웨어러블 2~3위 자리를 경쟁하는 Xiaomi는 계정 데이터 동기화가 지연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현재는 Apple watch를 이용 중인데 배터리 유지시간이 짧아서 불편함을 느끼는 중이다.

소비자에게 디지털헬스의 시작은 ‘조금 더 편리한’ 헬스케어와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디지털헬스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은 필자의 불편함과 유사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목적이 점차 명확해진 까닭인 것 같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의료진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치료비나 건강 문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스스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의료 기록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활용함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변했다.

급기야 경험도 없는 비대면 진료를 소비자가 요구하는 시대에 직면했고, 디지털헬스는 대면하지 않고 거의 모든 헬스케어 데이터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현재까지 유지되는 전통적인 의료서비스 공급 구조는 지불 제도와 의료기관의 입지가 우선시되는 공급자가 중심이 되는 구성이다.

이런 거래중심적인 아날로그식 의료 경험은 모두가 목표하는 디지털헬스 이용 경험의 상반된 개념이다.

디지털치료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소비하는 소비자가 구조의 중심이다.

관리는 물론 치료 또한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보다 개인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치료가 더욱 증가되며, 다양한 산업의 이해관계자가 생태계 확장에 협력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헬스는 ‘명의’의 진단과 치료보다 정확하고 빠른 데이터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앞으로 기업들의 경쟁 기반 위에 더욱 많은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다. 관심사와 질환에 더욱 적합한 기기를 찾아 나서고, 생활패턴과 더욱 완벽하게 일치하는 데이터 수집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최근 당뇨를 비롯한 여러 질병을 진단받은 지인들과 안부를 나누다 보면 본인 질병에 대해서 놀랄 정도로 지식이 많다.

'건강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제약회사 쇼핑몰 광고문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들은 채혈하지 않고 혈당을 측정하는 정보를 나누며 ‘더 편한’ 헬스케어 정보를 위한 집단지성을 발휘한다.

또, 논문에 소개된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고 토론하며 적정 의료기술의 활용성을 무한대로 꿈꾼다.

헬스케어와 의료용 웨어러블 기술 발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정신건강의학, 아동발달장애 분야를 중심으로 Metaverse,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치료도 더욱 확산될 것이다.

디지털헬스의 핵심 경쟁력은 지속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이다.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소비자(이용자)가 알고 싶어하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사용성일 것이다.

사실 디지털 산업에서 사용성이란 벽 앞에서 많은 기업이 대부분 좌절을 해왔다.

하지만 그 벽을 넘어서는 누군가는 틀림없는 산업의 주인공이 된다.

영화관이 아닌 스마트폰이나 TV로 영화 콘텐츠를 구독하게 만든 OTT. 하루보다 더 짧은 새벽에 배송하는 신선배송 플랫폼. 전화번호만 알면 송금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명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뇌리에 떠오르는 그것들처럼.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또 하나의 출발점에 서 있다. 당연히 전문적 의학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사용성이란 벽 앞에 기술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어쩌면 비전문적이지만 이용자 측면의 실용적 상호 작용이 디지털헬스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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