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유발물질 라돈, 백혈병 발병 위험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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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유발물질 라돈, 백혈병 발병 위험도 높여
  • 병원신문
  • 승인 2022.02.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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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문진영 전공의, 주거공간 라돈과 백혈병 연관성 분석
연구 통해 어린이 및 림프구성 백혈병 그룹의 발병 연관성 확인

폐암 유발물질로 알려진 라돈이 백혈병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문진영 전공의(교신저자 겸 제1저자) 연구팀이 2020년 11월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주거공간의 저농도 라돈과 백혈병 발병 관련 연구를 용량-반응 메타분석한 결과, 라돈 노출과 백혈병 발병 간 연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용량-반응 메타분석이란 메타분석의 발전된 분석방법으로서 각 개별 연구별로 노출용량과 그에 따른 위험 정도를 수치화시켜 종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연구방법이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문진영 전공의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문진영 전공의

연구팀은 8개의 생태학적 연구, 9개의 환자-대조군 연구, 15개의 생태학적-코호트 연구를 분석했다. 이 중 ‘생태학적-코호트 연구’는 기존 전통적인 연구의 분류체계상 없는 것으로 연구팀이 창안한 분류법이다.

노출 측정의 단위가 한 행정구역에서부터 일정 반경의 지역을 거쳐 개인단위까지 줄어들고, 역시 백혈병 발생 측정의 단위가 한 행정구역에서부터 일정 반경의 지역을 거쳐 개인단위까지 줄어드는데, 각 개별연구 별로 노출과 결과 측정의 단위들이 모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생태학적 연구에서 코호트 연구까지의 연속된 스펙트럼 상에 있는 연구들은 모두 ‘생태학적-코호트 연구’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그 결과 생태학적 연구에서는 피어슨 상관계수가 0.48(95% 신뢰구간 0.41-0.54)로 두 변수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분산분석(meta-ANOVA)에서는 어린이 그룹이 어른 그룹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관계수가 높았다.(어린이 0.67(95% 신뢰구간 0.53-0.77) vs 어른 0.46(95% 신뢰구간 0.05-0.74))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용량-반응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 오즈비(Odds ratio, 회귀계수)는 라돈의 방사선량이 100Bq/m3(베크렐, 방사선량 측정단위) 증가할 때마다 1.0308(95% 신뢰구간 1.0050-1.057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혈병 종류별, 어린이 및 어른 그룹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림프구성 백혈병 그룹은 라돈의 방사선량이 100Bq/m3 증가할 때마다 오즈비가 1.0361(95% 신뢰구간 1.0014-1.0720)만큼 증가한 반면 골수구성 백혈병 그룹은 동일 라돈의 방사선량 증가분에 대해 오즈비 변화량이 0.9665(95% 신뢰구간 0.9171-1.0186)로 사실상 위험이 감소했다.

어린이 그룹은 라돈의 방사선량이 100Bq/m3 증가할 때마다 오즈비가 1.0309(95% 신뢰구간 1.0050-1.0575)만큼 증가한 반면 어른 그룹은 동일 라돈의 방사선량 증가분에 대해 오즈비가 1.0147(95% 신뢰구간 0.6121-1.6821)만큼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용량-반응 메타분석의 회귀계수는 림프구성 백혈병 그룹, 어린이 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골수구성 백혈병 그룹, 어른 그룹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어린이 그룹에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은 어른에 비해 어린이의 기관지 상피(bronchial epithelium)에 특히 풍부하게 분포해있는 림프구(lymphocyte)에 기체 상태의 라돈이 영향을 미쳐 흡수선량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또한 생태학적-코호트 연구에서는 100Bq/m3의 라돈 방사선량 증가당 상대위험도가 1.1221(95% 신뢰구간 1.0184-1.2363)만큼 증가했다.

환자-대조군 연구와는 반대로 골수구성 백혈병 그룹과 어른 그룹에서만 회귀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각각 100Bq/m3의 라돈 방사선량 증가당 골수구성 백혈병 그룹 1.2257(95% 신뢰구간 1.0034-1.4972), 어른 그룹 1.2503(95% 신뢰구간 1.0233-1.5276)만큼의 상대위험도가 증가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기존의 코호트 연구처럼 개인단위 노출측정, 결과측정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도가 과대평가될 수 있어 보수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전공의는 “이번 연구에서 생태학적 연구 및 ‘생태학적-코호트 연구’ 라는 새로운 분류 카테고리를 창안해 기존의 모든 연구를 용량-반응 메타분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종합했다”며 “라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량의 증가에 따라 백혈병의 발생 위험을 처음으로 체계적 종합했다는 데 연구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거 공간에서의 라돈 노출 위험을 줄이려면 신축공동주택의 경우 시공자가 실내공기질 관리법의 라돈 농도 기준을 준수했는지 살피는 것이 좋고, 나아가 주기적으로 아파트 관리 위원회 등에서 샘플 가구에 대해 라돈 농도 측정을 시행해보면, 아파트 단지의 개별가구들이 기준 라돈 농도를 초과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돈은 널리 알려진 폐암 유발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 (IARC)은 발암물질 분류기준에서 폐암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등급인 그룹(group) 1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백혈병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근거가 없어 국제암연구기구의 발암물질 분류에서 한 단계 낮은 그룹(group) 2A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라돈 매트리스 사태로 인해 라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라돈은 현재 작업환경측정 대상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의무 측정대상은 아니지만, 높아지는 사회적 요구로 사설 측정업체에서 라돈 농도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라돈의 폐암 유발 가능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주거환경에서 노출되는 저농도 라돈이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제대로 증명된 적이 없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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