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대전환 시기의 디지털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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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대전환 시기의 디지털헬스
  • 병원신문
  • 승인 2022.02.2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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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①
고상백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수석부회장·연세대학교 교수
경험중심에서 근거중심, 이제는 데이터중심 의학으로 전환
각국 규제 완화 등 통해 산업육성·의료서비스 개선 활용

세계적으로 헬스케어는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서비스의 제공과 일대일의 관계에서 효율성, 경제성, 편의성, 신속성, 미래발전성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연결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소위 'Digital Health care transformation’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병원신문과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역동적인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제는 디지털헬스 시대다!'를 공동기획했다.

※ 대한디지털헬스학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2021년 11월 학계, 의료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상호 협력하고 교류할 수 있는 비영리 학술단체로 창립했으며 권순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초대회장을 맡았다.

※ 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①: 대전환 시기의 디지털헬스(고상백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수석부회장·연세대학교 교수)

디지털헬스의 시대

고상백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수석부회장·연세대학교 교수
고상백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수석부회장·연세대학교 교수

디지털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대전환 시기가 도래하였다. 특히 디지털 대전환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 경험중심 의학에서 현재 근거중심의학의 시대로 변화하였다면, 디지털 대전환은 미래의학을 데이터중심 의학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정보의 주체가 의료인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시설중심에서 지역중심으로, 사후치료에서 질병 예측과 맞춤의학의 시대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 디지털헬스가 위치하고 있고, 이 분야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디지털헬스의 시대가 될 것이다.

디지털헬스는 디지털헬스케어로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과거에 사용하던 용어인 모바일헬스 (mobile heath), e-헬스케어 (e-healthcare), u 헬스케어 등과 혼동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에서 2019년 새롭게 발표된 가이드라인에서는 디지털헬스(Digital Health)라고 명명하고 있다. 즉 디지털헬스는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에 관한 연구, 모바일헬스케어와 e-헬스케어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으로 빅데이터, 유전체학(genomics), 의료인공지능을 포함하는 전 영역을 의학과 잘 융합하여 실제 임상현장 및 연구현장에서 적용해 나가는 전문분야로 정의하였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및 인공지능 등 ICT를 활용해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환자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는 서비스나 시스템으로 개념화하고 있다.
 

디지털헬스의 내용

미래의학은 데이터중심의학으로 핵심내용은 예측의학, 맞춤의학, 예방의학, 참여의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사전에 예방하며, 개별 환자에 특화된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환자의 참여와 역할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헬스가 동반되어야 한다. 디지털헬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데이터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의료데이터, 유전체데이터 및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중 병원의 전자의무기록 등 전통적인 의료데이터는 10%에 불과하다. 최근 유전정보 분석기술의 발달로 획득 가능한 유전체 데이터는 30% 정도 된다.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데이터는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건강관련 라이프로그 데이터인데, 행동양식, 환경 및 사회경제적 요인 등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약 60%를 차지한다. 이 데이터는 그 동안 의료시스템에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디지털헬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술적으로 측정이 가능하고, 저장 및 분석 등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디지털헬스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1)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디지털헬스 의료기기는 각종 사물끼리, 사물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헬스 의료기기는 몸에 착용하거나, 피부에 부착하거나 심지어 체내에 삽입하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사용자와 주변 환경의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측정 자료가 건강관리와 의료에 활용도가 높은 이유는 기기를 지속적으로 착용함으로써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우리 몸에 대한 데이터를 연속적이고, 정량적으로 높은 빈도로 실시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자료를 병원 밖 일상생활에서도 측정할 수 있고, 기존에 얻기 어려운 라이프로그 자료도 실시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재 활동량 뿐만 아니라 체온, 심박수, 산소포화도, 심전도, 수면, 호흡수, 혈압, 혈류, 혈당, 뇌파, 안압, 자세, 복약, 월경까지 다양한 건강 및 의료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2) 빅데이터의 활용과 자료의 통합
사람은 살아가면서 생성하는 의료데이터, 유전체데이터 및 라이프로그 데이터는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고, 이를 측정한 자료는 매우 광범위하고 막대한 규모의 빅데이터이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측정하여야 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자료의 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 디지털헬스 의료기기에서 측정된 데이터 뿐만 아니라 진료기록, 처방기록, 의료영상자료 및 검사결과 등 전통적 의미의 의료데이터 통합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한 사람의 건강에 대해 여러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 개인의 건강과 질병에 대해 보다 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데이터가 실시간 축적되고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분석되면, 질병을 예축하고 이를 통한 예방과 관리가 가능해진다. 모든 의료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다가올 미래임에 확실하다.

최근 다양한 건강 자료를 통합하기 위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 등 분석방법을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결합기관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을 지정하여 활용성을 높이고 있으며, 플랫폼을 구축 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개인 동의를 전제로 디지털헬스 라이프로그 데이터와 의료정보를 스마트폰 기반으로 자료를 통합하여 의료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용 건강IN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PHR 기반 플랫폼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댐 사업을 통한 보건분야의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통합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실질적인 국민서비스가 체화된다면 디지털헬스는 가치는 크게 향상될 것이다.

3) 인공지능, 질병 예측 및 디지털 치료
연속적인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총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현재 인공지능의 대한 접근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기계학습이며, 기계학습의 여러 방법 중에서도 인공신경망에서 발전한 딥러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헬스 의료기기를 통해 의료데이터가 질적 양적으로 개선되고, 디지털화되어 자료가 축적되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딥러닝으로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헬스가 인공지능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그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구제적인 사례로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측정한 심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정맥을 진단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측정하고 통합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여 부정맥, 패혈증 및 급성호흡기곤란 증후군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측하여 의료진이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시간 연속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환자의 상태 변화나 질병을 예측하는 것은 예측의학 예방의학을 구현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그 자체를 환자를 치료하는데 활용하는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즉,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가상현실(VR; vertual reality), 챗봇, 인공지능 등의 소프트웨어에 기반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활성화 되고 있다.
 

디지털헬스의 발전 방향

1) 디지털헬스 세계 동향
세계 디지털헬스 산업은 향후 연간 18.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규제완화와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디지털헬스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의료서비스 개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All of Us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디지털헬스 혁신 계획에 따라 세계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유럽은 보건의료와 ICT 기술을 융합한 디지털헬스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호라이즌 2020(Horizon 2020) 연구혁신 재정지원 프로그램으로 이 분야를 선정하고 있으며, 에덴(EHDEN)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eHealth 액션플랜으로 디지털기술을 환자와의 소통강화에 힘쓰고 있다.

개별 국가별로는 대표적으로 핀란드의 핀젠프로젝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중국은 디지털헬스 정책 타임라인을 설정하여 규제를 최소화하고, 의료서비스 확대 및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을 국가차원에서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구수 대비 낮은 의사비율과 의료 소외에 대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모바일 헬스-원격의료’를 가속화하고 있다.

2) 우리나라 디지털헬스 발전방향
디지털헬스가 의료시스템에서 제도화하기 까지 여러 걸림돌이 있다. 아직까지도 복잡한 디지털헬스 분야의 법, 제도적인 문제와 규제이다. 디지털헬스 산업의 혁신을 제한하는 진입규제,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는 인허가 및 평가절차, 복잡한 시장구조와 제한적인 시장 등 산업활성화의 주요 장애요인이다.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도 극복해야 할 과제이며, 개인정보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중요하다. 디지털헬스 산업의 성장 정체를 방치할 경우 해외시장에 종속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생태계 측면에서 선순환적 비즈니스 체계를 빨리 마련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 맞게 디지털헬스를 안정적으로 도입되는데 따른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만성질환이 확산되는 추세에 병원과 같은 시설중심의 치료기능 만으로는 다가올 미래를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 소득 증가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되는 추세이며, 의료서비스 현장의 ICT 수용도가 향상되고 있고, 디지털헬스에 대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의료체계는 건강패러다임에 변화에 맞게 질병이 아닌 사람,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가야 한다.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디지털헬스를 활용하여 우리국민의 삶의 질 향상 뿐만 아니라 사회의 격을 높여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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