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로나 전사다] 각자의 위치에서 종식 희망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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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로나 전사다] 각자의 위치에서 종식 희망 품고
  • 병원신문
  • 승인 2022.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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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고대안암병원 79병동 간호사
수면 부족으로 근무 후 잠자는 것 외에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
병상·인력 확대 축소 반복하며 지나간 시간…희망으로 버텨

각자의 위치에서 종식 희망 품고

2020년 초 우리나라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대구·경북에서 1차 대유행이 생기면서 많은 의료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소식과 다른 지역 의료진들이 대구·경북으로 지원을 가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서 접하게 된 우리 부부는 와이프가 먼저 ‘내가 애기만 없으면 대구에 봉사하러 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지금은 육아에 전념하고 있지만 와이프도 간호사였기 때문에 국가 재난 상황에 도움이 되고 싶지만, 현재 상황에 아들을 두고 대구에 봉사를 가는 건 어려워서 생각만 하고 있던 상황에 금방 끝날 것 같던 코로나19가 2020년 8월 2차 대유행을 맞이하면서 우리 병원에도 19병동이라는 코로나 중증환자 대응 병상 5병상을 만들게 됐다.

와이프와 대구 봉사를 못 간 것을 아쉬워하고 있던 나는 우리 병원에 코로나 중증환자 대응 병상이 생기고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바로 지원을 하게 되었고, 우리 병원 각 중환자실에서 지원 온 간호사들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파견 간호사들과 같이 코로나19 확진 중환자들을 간호하게 됐다.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우리는 2교대 근무를 하면서 환자를 돌보게 됐고 처음 2교대 근무를 했을 때는 3교대 근무보다 길어진 근무시간과 2교대 나이트가 끝나고 다시 나이트 출근을 위해 잠을 충분히 잘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루 근무가 끝나면 잠자는 것 외에 할 수 없는 상황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또한 레벨D 또는 PAPR 보호복을 입고 2~3시간씩 2번 정도 들어갔다 오는 것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특히 중환자들이다 보니까 갑자기 환자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4~5시간을 나오지도 못하고 환자들을 봐야하는 상황이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세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나는 매월 25일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연장근무 수당을 보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점점 적응을 해나가던 우리는 10월 중순 입원하는 중증환자가 줄어들어서 마지막 환자를 퇴원시키고 병원 간호사들은 원 부서로 복귀하게 됐고 중수본 파견 간호사들과도 헤어지게 됐다.

그렇게 끝날 것 같았던 나의 코로나19 파견은 11월 중순 3차 대유행을 맞이해 12월 11일 우리병원에 19병동을 다시 오픈하게 됐고, 다시 각 중환자실에서 지원자를 모집하게 됐다. 솔직히 겨울이 끝나는 2021년 3월이면 코로나19도 끝날 것 같아서 다시 지원하게 됐고 힘들긴 하지만 연장근무 수당은 외벌이인 나에게는 너무 큰 유혹이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나의 코로나19 중환자실 근무 경험은 새롭게 파견된 원내 인력과 원외 인력에게 도움이 됐으며, 모두 곧 코로나19가 종식돼 우리의 파견 근무도 끝나리라는 희망으로 버티던 중 5병상으로 운영되던 코로나19 중증병상을 10병상으로 늘려야 해서 응급중환자실 10병상을 줄이고 원래 19병동 5병상과 새로운 79병동 5병상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더 많은 원내 인력을 각 중환자실에서 지원받아 충원하게 됐다. 처음에는 중증환자가 늘어나면서 19병동 5병상, 79병동 5병상으로 운영이 됐는데, 3차 대유행이 끝나가면서 중증환자가 줄어들어 19병동 5병상으로 운영했고, 원외 인력도 파견이 종료돼 원내 인력으로만 병동을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7월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다시 79병동 5병상이 다시 오픈하게 돼 총 10병상으로 운영되던 코로나19 중증병상이 중증환자가 점점 증가하게 돼 16병상으로 늘어나게 되고 19병동 5병상, 79병동 5병상 이원화해 운영되던 코로나19 중증병동을 공사를 통해 응급병동을 없애고 79병동 16병상으로 확장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방 끝날 것 같던 나의 코로나19 파견 근무가 벌써 1년이 지났다. 백신 접종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기대했던 우리는 중증환자의 급격한 증가로 현재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백신 3차 접종이 시작됐으니 힘들지만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서 버티면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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