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1년 병원계 희·로·애·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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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2021년 병원계 희·로·애·락 (2)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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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웠던’ 2021년 7~12월 병원계 소식

2021년은 코로나19가 종식되기는커녕 더욱 악화일로에 접어든 해다. 하지만 병원계는 백신접종부터 병상확보까지 지난해보다 더 열악해진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코로나19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비록 예상치 못한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정부와의 정책 협상 중 일부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등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진 않았지만, 병원계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심전력(專心專力)한 2021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병원계의 ‘2021년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되짚어봤다.

<7월> 병원계, 코로나19 4차 대유행 대처 위해 정부와 ‘맞손’

7월은 코로나19 위기극복과 4차 대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조건 없이 협력하기로 한 달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7월 2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소재 거점전담병원인 베스티안병원에서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 조한호 대한중소병원협회장,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만남은 의료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4차 유행 대처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영호 회장 등 의료계 단체장들은 다른 의료현안에 앞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우선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부의 요청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한병원협회 및 대한중소병원협회는 거점전담병원을 확충하고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을 추가 확보하며 생활치료센터 운영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생활치료센터와 의료기관에서 환자 치료를 위한 의사인력 모집과 함께 파견 의사의 적재적소 배치를 위한 인력풀을 중앙사고수습본부와 공유하는 등 전문가 단체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이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권덕철 장관은 “국민들이 각종 방역 강화 조치로 생계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만큼,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3차 대유행 당시에는 병상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병원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 덕분에 과거에 비해 병상운영에 있어서 의료대응 능력이 강화됐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권 장관은 이어 간담회가 열린 오송 베스티안병원의 모범사례를 함께 소개하며 “4차 대유행이라는 엄중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과 병상 확충 등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협력과 협조가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8월> 수도권에 병상 확충 행정명령 발동

8월은 방역당국이 병상 확충을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한 달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8월 13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대비하기 위해 수도권 병상 확충 방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수도권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확진자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행정명령을 통해 코로나19 전담 치료 병상을 미리 확보한다는 것이 이날 논의 결과의 골자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구체적으로 허가 병상이 700개 이상인 종합병원 9곳(서울 5곳, 경기 4곳)의 경우 허가 병상 중 1%를 중증환자 전담 병상으로 동원하도록 했고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는 병상확보 비율을 기존 1%에서 1.5%로 높였다.

중등증 전담치료병상은 300∼700병상을 보유한 수도권 종합병원 중 코로나19 치료 병상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26개 병원을 대상으로 허가 병상 5% 이상을 동원하기로 정했다.

중대본은 행정명령 대상 병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생활치료센터 협력병원 지정이나 예방접종센터 인력지원 요청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중대본은 “수도권은 신규확진자 규모가 크게 증가한 반면 병상 여력은 감소하고 있어 병상 추가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비수도권 역시 병상 현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돌입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일 확진자 7천 명대를 넘나들고 대규모의 병상 부족 사태로 인해 병상 확충 행정명령이 수차례 반복될 것이라고는 이때만 해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
 

<9월> ‘이것이 방역 박람회다’…KHF 2021 성황리 개최

9월은 급변하는 의료분야의 디지털 전환 및 미래의료 방향성 제시를 위해 대한병원협회가 ‘K-HOSPITAL FAIR 2021(KHF 2021)’을 성황리에 개최한 달이다.

‘스마트 의료, 디지털 뉴딜을 선도하다’를 슬로건으로 열린 올해 KHF 2021에는 180개 기업 450여 부스가 참여했으며, ‘박람회 방역의 표준’을 제시하듯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이중삼중으로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참가기업의 경우 백신 접종완료자 또는 PCR검사 음성 확인을 받아야만 입장이 가능했으며, 신속항원진단키트를 제공해 현장에서 검사 후 입장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무인 키오스크 등록시스템을 통한 △대면 접촉 최소화 △전시장 내 인원수 제한 △입구 체온 측정 △음식섭취 금지 △마스크 의무화 △전시장 내·외부 주기적 소독 및 방역 △실시간 공기질 측정 △세미나실 좌석 간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지침도 철저히 지켰다.

정영호 회장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세계 의료기기 및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전국 회원병원과 의료산업계의 상생을 위해 다채로운 주제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전과 병원정보 특별전 등의 전시관을 통해 K-방역의 우수성과 우리나라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3대 신산업 중 하나가 바이오헬스 산업”이라며 “중요한 매개역할을 하는 대한병원협회의 KHF가 병원의료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도 “KHF는 병원의료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대표행사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미래를 견인하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고 있다”며 “K-보건의료의 첨병 역할을 하는 KHF가 모범적인 방역 전시회가 무엇인지 보여달라”고 언급했다.

기조연설에서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총괄본부장이 ‘세계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 생명산업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주요 사업 소개가 있었으며, 한독학술경영대상을 수상한 김기택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대한 시상식도 거행됐다.

아울러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관’을 통해 △병원정보시스템(P-HIS) △닥터앤서2.0 △인공지능 응급의료시스템 등의 디지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 외에 대한중소병원협회, 대한요양병원협회, 대한전문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미래의료특별위원회,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병원간호사회,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지이헬스케어코리아, 필립스코리아, 캐논메디칼시스템즈코리아 등 20여 개 유관기관과 참가기업이 학술대회 및 세미나를 열었다.

한편 KHF 2021 기간 동안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의료원, 한림병원, 김포우리들병원, 일산백병원 등 12개의 병원이 ‘BUY MEDICAL 프로그램’에 참가해 총 1천억 원이 넘는 예산 규모로 의료기기 참가기업들과 구매상담회를 진행했다.
 

<10월> 포스트 코로나 이후 Next Normal은?…KHC 2021 성료

10월은 아시아 최대 병원경영 관련 국제학술대회인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1(KHC 2021)’이 성공적으로 열린 달이다.

올해 KHC 2021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Next Normal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대주제로 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처럼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KHC는 매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병원경영 전문가는 물론 보건의료 분야의 석학을 초청해 진화하는 병원 및 병원산업의 최신 경향과 병원경영 기법 등 최신 지식을 국내에 누구보다 빠르게 알리고 전파해 왔다.

KHC 2021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의료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알아보고 급변하는 미래의료 환경을 다각도로 분석해 향후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정보 제공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행사 첫째 날인 10월 27일에는 ‘코로나 이후, 의료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특별세션이 마련됐으며 ‘의료정책과 병원의 미래’에 대한 패널토의도 진행됐다.

또한 의료정보, 간호, 영양, 병원혁신사례 등 8개의 분과별로 △디지털헬스 시대의 데이터 관리 △메타버스로 펼쳐질 병원의 미래 △위기대응과 리버십 △뉴노멀 시대의 미래 간호전략 △환자식과 메디컬 영양 테라피 △병원조직과 의료시스템의 회복탄력성 구축 △환자 치료의 새로운 지평 디지털치료제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입원전담전문의와 야간전담의 현황과 과제’와 ‘상급종합병원제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2개의 포럼도 열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도 공유됐다.

둘째 날에는 ‘코로나 이후 넥스트 노멀 및 디지털 헬스케어’와 ‘코로나가 가져온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두고 세계 석학들의 발표가 있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모빌리티·로봇·비대면 진료 △헬스케어 유니버설디자인 △환자경험과 서비스디자인 △변화하는 약료서비스 △새로운 진료비 심사 △커뮤니티케어와 홈케어 등 7개의 분과발표도 이뤄졌다.

이와 함께 ‘노인의료 질관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와 ‘디지털 치료기기의 인허가 및 육성 정책’은 KHC 2021을 더욱 풍성하게 한 포럼이었다.

이번 KHC 2021에서는 ‘KHC AWARD’를 신설해 ‘위기 관리와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에 관한 동영상 또는 PPT를 공모했다.

그 결과 ‘Best Practice’ 부문 최우수상에는 명지병원(하늘을 나는 앰뷸런스–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우수상에는 부산대학교병원(PNUH 슬기로운 코로나19 극복기)과 화순전남대학교병원(코로나19 지난 1년의 기억)이 각각 선정됐다.

‘Best Innovation’ 부문 최우수상에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암환자를 위한 비대면 공감백신 프로그램 ‘고잉온’ 다이어리)이 차지했으며 우수상은 삼성서울병원(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Joy In Work 활동)과 울산대학교병원(코로나19 1년을 주저 없었던 지난날을)이 차지했다.

이 외에 ‘Best Story’ 부문 최우수상은 평택박애병원(코로나 환자를 살리고 싶은 마음은 모두 다 같습니다)이, 우수상은 서울아산병원(우리들의 빛나는 500일)과 이손요양병원(참 이상한 병원)이 받았다.
 

<11월> 병원계 협조로 단계적 일상회복 시작했지만…중단 결정

11월은 방역당국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했지만,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증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된 달이다.

정부는 10월 한 달 동안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실시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이전까지 확진자 억제를 위한 보편적 규제에서 벗어나 중증·사망 발생 억제를 위한 예방접종률을 제고하고 미접종자·취약계층 전파 차단에 주력하는 동시에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일상 회복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방역조치는 3단계에 걸쳐 완화하고 4주 운영 후 2주 평가를 통한 전환을 추진하되 예방접종완료율 및 의료체계 여력, 중증환자·사망자 발생률, 유행규모 등의 상황을 판단해 개편 이행 여부를 결정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은 1단계 완화를 실시한 4주 만에 2단계를 유보하고 특별방역대책 및 후속대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요양시설 및 지역사회 고령층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정부의 요청에 따라 병원계가 병상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위중증환자 폭증으로 가동률이 한계를 보였으며, 해외 발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불가피하게 단계적 일상회복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12월> 국립대병원, 중증환자 병상 자발적 비상행동 나서

12월은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확보된 병상 외에 국립대학교병원이 선제적·자발적으로 비상행동에 나선 달이다.

국립대학병원협회(회장 김연수, 서울대병원장)는 12월 16일 국립대병원장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자발적 병상확보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은 전체 허가병상 1만5,672개 중 1,021개(12월 12일 기준)의 코로나19 치료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증환자 병상은 470여 개로, 12월 중순 기준 전체 대비 50%에 달하는 중환자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국립대병원장들은 현재의 코로나19 진행 상황과 위중증 환자의 급속한 증가세를 미뤄볼 때,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확보된 병상만으로는 곧 환자 치료가 한계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국립대병원장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논의 결과 협회는 현재 행정명령에 따라 이미 운영 중인 병상에 더해 자발적으로 중증환자 치료병상 200여 개를 추가 확보하고 국립대병원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통해 병원별로 구체적 실행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연수 회장은 “기존에 입원 중인 응급·중환자 관리, 의료·간호 인력의 추가 확보와 투입 등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립대병원이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전체 국립대병원장들은 현재의 위기 돌파를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추가 확보 병상의 원활한 운영과 유지를 위해 의사 및 간호사 등 필수 인력의 추가 확보, 인공호흡기와 에크모(ECMO) 장비 등의 적시 투입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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