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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향상 ‘방안’은 많다…'관심'과 '지원'의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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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향상 ‘방안’은 많다…'관심'과 '지원'의 문제일 뿐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1.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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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보건의료발전연구회·신경정신의학회, 정신질환 예방·치료 토론회 개최
대통령 직속 국민정신건강특위 및 국립정신건강본부 설치 필요성 제기
신체건강치료와 동일한 수준으로 정신건강치료 보장해 국민 눈높이 맞춰야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감과 소외감, 피로감 등이 누적되면서 일명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불안감과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전반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신체 건강만큼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인데, 전문가들은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감을 갖고 민관협력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즉, 국민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와 방안을 이제는 구체화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국회보건의료발전연구회 주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주관으로 11월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정신건강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다.

권준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선, 권준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중요성이 더 커진 ‘행복한 삶, 건강한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국민 정신건강 증진 △중증 정신질환자 지역사회 통합 △중독으로 인한 건강 저해 및 사회 폐해 최소화 △자살 위험 없는 안전한 사회 구현 △감염병 팬데믹 예방·관리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예산과 지원, 제도, 인식 등이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게 권준수 교수의 지적이다.

이에 정신질환의 통합적 계획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컨트롤타워 확립부터 서두르자고 제안한 권 교수다.

권 교수는 “대통령 직속의 국민정신건강특별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국민행복청을 신설해 각 부처의 명확한 역할과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분담하고 선진국 평균에 못 미치는 1인당 공공정신분야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신질환의 경우 그 특성상 ‘몰라서, 알고도, 돈이 없어서’ 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결국 중증정신질환으로 악화하거나 만성화된다는 의견이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법제이사)는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부터 짚었다.

백종우 교수는 “정신병적 질환은 본인이 질환을 인식하기 어렵고 스스로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것이 한계점인데, 핵가족사회가 되면서 더 심해졌다”며 “마음건강검진이 국민건강검진에 포함됐지만, 사후관리가 미흡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대한 인지도도 15% 수준으로 아직도 낮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신과 진료로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과 보험가입제한 등의 차별이 실제로 존재하고, 지역사회에 자타해위험이 있는 환자가 있어도 지자체의 책임 있는 조치가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 교수는 “심지어 의료체계 내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한 차별은 엄연히 존재한다”며 “선진국 수준의 정신질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게 하는 저수가는 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 교수는 편견과 차별 없이 정신질환 치료와 지원을 받는 사회가 되려면, 비자의 입원 결정에 있어서 사법 입원 또는 정신건강심판원 도입을 골자로 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법 개정을 통해 민간보험, 실손보험의 정신과 환자 차별을 철폐하고 국립정신건강센터를 국립정신건강본부로 격상해 지역과의 치료를 연계해야 한다”며 “의료급여정액수가를 없애고 자살, 중독, 중증, 소아청소년에 대한 핵심 정신건강문제 필수의료 서비스 및 특화 센터를 설립해 신체건강치료와 동일한 수준의 정신건강치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세원법의 일환으로 국회를 통과한 정신응급센터 예산이 심의 과정에서 반토막 났는데, 최소한 정신응급센터는 국민생명과 인권보호 차원에서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며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민관협력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세계적 수준 따라가지 못하는 정신보건 서비스
급성·만성 병동 구분해 치료 만족도 높여야

정신보건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대한민국 보건의료 서비스와 수술·치료법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할 수 있을 만큼 수준이 높은데, 정신보건 서비스는 오히려 반대 상황이라는 것.

대한병원협회 오승준 총무이사(연세하늘병원)는 “과거에 비하면 정신보건 서비스에 대한 국민 기대치가 많이 상승했지만 현실은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며 “어떻게 하면 다른 과와 마찬가지로 국민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현재 급성기병상과 만성재활병상이 혼재된 시스템을 개별화하는 게 합리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한 오승준 총무이사다.

오 이사는 “급성 병동과 만성 병동을 구분하고 투입되는 의료인력 및 자원도 구분해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급성 병동, 만성 병동, 재활시설, 낮병원, 중간집, 요양재활홈 등 기능을 세분화했지만 하나의 병원으로 묶은 대만이 좋은 예”라고 제언했다.

올해 정신건강정책국이 신설된 보건복지부는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지만, 예산 증액 및 법·제도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정은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사실 오늘 토론에서 나온 의견 중 많은 내용이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포함됐지만, 복지부가 요청한 예산이 기재부에서 반영되지 않았다”며 “국회에 증액을 요청하고 있고, 다행스럽게도 아직 예산심의가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급성기와 만성기 구분 없이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일당정액제가 갖는 한계”라며 “예산만큼 중요한 게 법과 제도인데 국회와 협의해 수가 및 전달체계 등이 현실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보건의료발전연구회 주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주관으로열린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내외빈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강섭 차기 이사장, 국립정신건강센터 이영문 센터장, 대한보건협회 전병율 회장, 국회보건의료발전연구회 권통일·이현주·정재훈 공동회장 등이 참석해 정신건강의 가치와 중요성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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