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의료인력 10명 이하 동네병원에 R&D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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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의료인력 10명 이하 동네병원에 R&D 연구소?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0.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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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인 의원, 의료인력 대비 연구원 비중 높은 의료기관 지적
“불법적인 연구원 고용은 보건의료자원 관리 허점 증명하는 일”
사진=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사진=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일부 동네병원에서 사실상 연구개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연구전담부서 및 연구소를 설치·운영하면서 절세혜택만 누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10월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과학기술산업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둔 의료인력 10인 이하(연구인력 제외) 의료기관은 총 111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의료기관의 의료인력 대비 연구원의 비중은 평균 13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연구소가 설치된 10인 이하 의료기관의 직군별 평균 인원을 살펴보면 의사 1.9명, 간호사 0.3명, 간호조무사 1.6명인데 반해 연구원은 2.8명이었던 것.

또한 연구소를 운영하는 10인 이하 의료기관에서 의사 1명당 전담연구원 수는 소기업 2.56명, 중기업 2.45명으로, 동네병원에 의사보다 연구원이 더 많은 셈이다.

사실상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연구인력을 따로 고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체 인력이 편법으로 연구원을 겸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고영인 의원의 지적이다.

현행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 중 하나로 기업부설연구소와 연구개발전담부서가 존재한다.

이는 기업이 연구소를 설치하면 연구원 인건비의 25% 세액공제,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부동산 취득에 관한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해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제도다.

2019년 연구소를 설치한 226개 의료기관에서 활용한 인건비 등 연구개발비 총액은 250억7천6백만원이었는데 총액에서 25% 세액공제를 받는다고 단순 계산하면 약 61억원, 의료기관 1곳당 평균 2천2백만원의 세금을 합법적으로 절세했다고 볼 수 있다.

관리기능을 맡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매년 서면심사를 통해 R&D 연구소의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현장실사를 통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지만 서면심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의료인력 10인 이하 의료기관 111곳 중 69.4%(77곳)는 현장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았으며 현장점검을 받은 나머지 의료기관 중 8곳은 ‘이상없음’, 21곳은 ‘변경신고 요망’, 5곳은 ‘조건부 취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영인 의원은 “불법적인 연구원 고용은 보건의료자원 관리의 허점을 보여주는 셈이다”며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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