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직종 간 갈등, 배경은 저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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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직종 간 갈등, 배경은 저수가
  • 병원신문
  • 승인 2021.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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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안 cctv 설치 의무화법안이 통과된 후 전문간호사제도를 둘러싼 논쟁, 공·사보험연계법이 이어지면서 의료계가 바람 잘날없어 보인다.

이들 법안들이 오랫동안 논쟁을 불러일으켜 온 것은 워낙 직종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데다 의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간호사제도만 해도 그렇다. 패러메디칼이라는 단어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의 의료체계는 의사를 정점으로 그 아래에 수많은 직종이 의사들의 진료를 지원하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러던 것이 의료지원인력 직종간 경계가 느슨해 지면서 직종 간 이해충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직종 간 갈등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벌써 십수 년째 의사와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대체인력 운영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상황은 규모가 작거나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결과적으로 의료인력 부족과 한정된 의료수요 내에서 유사한 기능을 가진 의료기관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멈추지 않는 한, 직종은 물론 직역 간 갈등은 해소되기 어렵다.

정책당국에서 십 년 넘게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매달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료기관 간 서로 다른 기능으로 의료시장의 균형을 맞춰야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의료기관 간 경쟁과 직종간 갈등이 심화된 것은 의료수요의 한계와 낮은 수익성에 원인이 있다. 수익성이 높은 분야를 추구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민간이 주도하는 의료분야에서 재정적 유인책은커녕,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낮은 수가를 적용, 이러한 갈등을 발생시킨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사보험연계법이 시행되면 의료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는 없다. 수가를 현실화해 주지 않으면 의료기관 간 경쟁과 갈등을 더 심해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수가문제부터 터놓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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