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수 1위 일본, 의료진 부족으로 코로나19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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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수 1위 일본, 의료진 부족으로 코로나19 '쩔쩔'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1.07.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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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식 원장 ‘일본 의료정책의 최근 동향’ 이슈페이퍼 발간
‘저밀도 의료’ 폐해 바로잡을 의료제공체계 개혁 서둘러야
의료기관·종사자 지원과 보상 전년도 적자 보전 수준 충분
이규식 원장
이규식 원장

이웃나라 일본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병상수는 인구 대비 세계 1위이지만 의사나 간호사 공급이 불충분해 환자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의료기관 및 의료종사자에 대한 지원과 보상은 전년도 적자를 보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이규식 원장과 이영숙 비상임연구위원은 ‘일본 의료정책의 최근 동향’을 주제로 이슈페이퍼(48호)를 최근 발간했다.

이규식 원장은 이 자료에서 “일본은 인구당 감염자 수가 영국이나 미국의 10분의 1 이하지만 의료제공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사용하지 않는 병상은 있어도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 등이 부족해 코로나19 감염자를 충분히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전체로는 인구당 병원과 병상 수가 많기 때문에 의료자원의 산재라는 허술한 인적배치, 즉 의료종사자의 배치와 병상분포 간의 미스매치로 일본 의료제공체계의 또 다른 취약성을 드러냈다”며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지역별로 상대적으로 병상당 의료종사자를 많이 보유하면서도 코로나19 환자를 받지 않는 의료기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병원의 중등증·경증병상에서 병상 이용의 절반 정도가 산소호흡기 불필요 환자, 무증상 증례 환자나 의심환자였다는 조사 결과나, 공립병원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절반이 경증환자라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이규식 원장은 경증·무증상 환자를 다른 병원에서의 요양이나 숙박 요양, 자택 요양으로 전환했더라면 이들 병원들이 보다 많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상황에서 일부 의료종사자에게는 업무 부담이 집중됐지만 의료종사자 전체로 볼 땐 오히려 노동시간이 감소한 측면도 있었다는 것. 이는 코로나19 이외의 질병이나 의료수요에 대해 전체적으로 사망자 수가 11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한 결과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는 것.

이규식 원장은 “의료기관 상호 간의 철저한 역할분담이나 연계체계 구축, 그리고 인적자원을 포함한 의료자원의 최적 배분이라는 점에서 일본 의료제공체계는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점이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닥치자 부각됐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병원이나 병상 수가 많은 데 비해 의료자원이 산재해 있는 문제점이나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간호사의 장시간 노동의 문제점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이규식 원장은 조언했다.

그는 “한계에 다다른 의료종사자 증가와 허술한 인력 배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의료기관의 재편과 통합을 포함한 지역의료구상의 실현, 의료종사자의 근로방식 개혁, 의사편재를 바로 잡는 삼위일체의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 가운데 병원 수의 80%, 병상 수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DP 대비 보험급여비가 2018년 기준 7.25%에 이르는 일본이 ‘저밀도 의료’로 인한 폐해를 방치할 경우 재정자원도 산재해 비용효율성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점에서 ‘동네 주치의’ 제도 추진 등 의료제공체계의 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

한편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제공체계 등의 강화를 위해 8조엔(약 83조 4천억원) 가까이를 국비로 지원했고, 이 가운데 의료기관 및 의료종사자에 대한 지원은 교부금·보조금 등에 의한 것만 4조 6천억엔(약 48조원)이다.

또 병상확보료로 코로나19 긴급포괄지원 교부금을 지불하기로 했고, 2020년 말부터는 코로나19 환자를 받아들인 병원에 대해 1병상당 1,950만엔(약 2억원)의 긴급지원사업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도 의료기관 전체의 수입 감소 전망치는 약 9천억엔(약 9조 4천억원)이다.

일본병원회, 전일본병원협회, 일본의료법인협회 등 병원단체의 조사 결과 지원금이 신청에 따라 입금된다면 의료업 이익의 전년도 적자를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코로나19 입원환자 수용 병원의 경우 보조금 수입으로 전년도와 같은 수지나 그 이상의 수지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이규식 원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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