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HC-STM]감염병 트라우마 회복프로그램-의료기관의 경험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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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HC-STM]감염병 트라우마 회복프로그램-의료기관의 경험과 교훈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4.1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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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조직은 환자의 위기대응에 익숙한 조직이다. 내외적 위기에 대한 탄력적 대응이 익숙하지 않다. 조직원간 이질성이 큰 조직이다. 내부 직원 만족도 향상에 크게 투자하지 않는 조직이다.

이번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감염병 위기는 환자, 종사자 모두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내적, 외적 위기의 동시 발생이라는 새로운 도전이다. 따라서 지역, 직종을 아우르는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어떻게 공유할지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는 상황이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

실제 의료기관 감염병 재난 스트레스 사례가 다양하게 보고 되고 있다. 가장 초창기인 지난해 2월 팬데믹 시초가 되었던 대구지역 의료기관 조사에서는 많은 접촉경험자에서 유의미하게 우울증과 불안 정도가 더 높았고 이후 응급실이나 진단이 특정화되지 않은 환자의 진료도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

그 외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사회적 거부와 편견 경험도 우울증, 불안감과 관련된 위험을 높이고 있다.

명지병원의 조사에서도 코로나 감염 가능성 위험 인식도 높았고 감염 이후 심각 위험 인식도 높았고 감염병 팬데믹 이후 일상의 변화에 대해서도 상당 한 변화인식이 있을 거로 보고된 바 있다.

WHO에서도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의료인의 우울증과 불안 증가 등이 심각해 이들에 대한 심리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립트라우마센터,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가 의료기관 종사자의 소진과 스트레스 증상 예방을 위한 심리지원가이드 등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최근 파리 비셋대학병원 연구논문에서도 심리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의료진의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해 1개 병동 전체 수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도 빠른 격리와 전수조사로 원내 감염을 단기간에 최소화 시켰다. 당시 원내 확진자는 19명, 원외 확진자 53명이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해 4월 1일 코로나 감염 코호트격리가 시작되자마자 코호트격리환자, 간호사에 알림 및 위로 편지를 전달했다. 4월 3일 병원 폐쇄 후에는 교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했고 코비드19 극복을 위한 마음돌봄위원회를 설치했다.

4월 5일에는 원내 코호트격리 환자 전원 및 이실, 전면 방역, 소독 활동을 시작하고 교직원 대상 온라인 상담클리닉 개설, 위기소통을 위한 희망편지를 발간했다.

또 4월 9일 자가격리자가 병원에 단계적으로 복귀함에 따라 심리지원 프로그램 안내하고 정신건강교육이 포함된 자가격리 복귀자 교육을 안내했다. 4월 14일 응급실 부분 진료 개시 결정 이후에는 교직원 764명에 대한 마음건강조사를 실시했으며 5월 15일 병원 정상화에 따라 코호트 병동 자가격리 교직원 대상 공감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심리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코로나19 감염 원내 발생으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교직원에 대한 영적, 심리적 돌봄 제공 및 정확한 위기소통을 통해 감염병 위기로부터의 회복을 돕기 위한 ‘위기소통 마음돌봄위원회(공감위원회)’를 구성했다.

영성부와 정신건강의학과, 홍보팀으로 구성된 공감위원회의 주요업무는 심리지원 체계와 프로그램 개발, 위기소통 채널 및 플랫폼 개발 운영과 홍보사업(희망편지), 기타 심리지원에 필요한 조사 등 특별사업 집행이다.

위기소통 채널로는 코로나19 극복 희망편지를 개설했고 홍보팀과 온라인 웹진형태로 만들었다. 모든 교직원들이 이것을 보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또한 심리지원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55명이 정신건강의학과 면담을 요청해 교수 5명이 개별연락을 통해 면담 약속 후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3명을 진료로 연결했다. 또 감염회복 후 복귀자 3명 역시 요청에 의해 진료를 시작했다.

교직원 마음건강조사도 시행했다. 응답자의 50% 가량이 주변인으로부터의 기피를 경험했다. 특히 코호트격리병동 근무자들의 경우 불안, 우울, 직무 스트레스, 소진 점수가 높았다. 심리지원 서비스 이용 의사가 26%였고 이 중 40%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원했다.

결국 원내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교직원 전반의 불안, 우울감, 스트레스 증상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고 코호트격리병동 근무자, 주로 간호사에서 전반적인 정신건강상태가 취약한 것이 확인됐다. 전반적으로 직무스트레스나 소진 증상 경험이 높았다.

따라서 코로나 위기극복 과정의 경험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 필요성이 판단됐고 중간관리자 교육을 통해서 팀별 경험공유, 해소과정이 지원하는 과정들, 단기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향후 지속적 마음돌봄활동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고민이 시사점으로 제안됐다.

5월 병원 재개원 이후 격리병동 근무자 대상 공감 워크샵도 진행했다. 워크샵 참여 인원을 모집도 했지만 자발적 신청이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어 인원 수를 조절해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힐링할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를 했다.

결국은 스트레스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외상 후 성장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마음돌봄 공감워크샵 만족도 조사결과 프로그램 만족도는 높았지만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은 워크샵을 통해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스트레스 반응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 시기에 따라 초기 공동대처의 허니문시기가 지나면서 여러 수준으로 분화됐고 직군에 따라 현장대처(간호 등)에서 과도한 스트레스가 불균형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게 됐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서도 스트레스 경험이 다르다. 젊은 연령 불안이 심하고 중간 연령대에 소진이 심했다.

따라서 이러한 감염병 재난시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심리지원을 위해서는 시기에 적절하게 반응해야 한다. 감염병 재난 트라우마 시기 단계에 따라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조사에 근거해서 대상자의 처지와 스트레스 내용에 근거한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호소하는 심리적 곤란의 정도에 따라서도 서로 다른 강도와 접근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음돌봄공감위원회 활동의 성과는 감염병 재난 트라우마에 대한 개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시의 적절하게 제안되고 공유된 점, 초기 대처에 필요한 핵심적 자원을 동원한 개입체계가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또 위기소통, 복귀자 교육, 온라인 상담, 대면상담, 고위험군 워크샵 등 수준별 프로그램의 시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한계점은 공감위원회가 상시조직으로 발전되지 못한 점, 급성기 심리문제 지원 이상의 효과는 명확하지 않고 급성 위기 시기 경과 후 지속적 추적 및 후속 사업이 이어지지 못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감염병 트라우마를 조직 차원에서 회복할 때는 핵심 요인이 있다. 일단은 감염병 재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이해해야 한다.

먼저 감염불안, 방역불편, 편견, 가족내 역할의 어려움 등인데 한편으로는 이는 어느 정도 시간 경과, 감염병 진정에 따라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규범과 도덕적 손상이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환자와 조직원 간의 분배 결정 과정이 노출되면서 딜레마가 생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잘 드러나지도 않고 해소되지 않은 채 잠재될 수 있다.

조직적 수준의 회복력이 트라우마 회복의 핵심적 요인이다. 조직적 수준에서의 정의(저앙한 책임과 보상)가 필요하다. 의사결정과정의 탈집중화 상시체계, 사업의 필요성, 효과적인 심리지원체계 구축 및 프로그램의 제공 등이 효과적인 대처의 핵심사항이다.

향후 과제로는 평상시의 조직만족도 향상 필요성과 위기소통, 일상소통의 강화, 병원이라는 조직이 위기에 얼마나 취약한지가 교훈이었던 만큼 정신건강, 심리지원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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