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나는 코로나19 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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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나는 코로나19 전사다
  • 병원신문
  • 승인 2021.0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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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외래간호팀 정말예 팀장
정말예 팀장
정말예 팀장

숨 가쁘게 달려온 2020년 한 해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핸드폰에 있는 캘린더를 보니 작년에 약속하고 만나지 못한 정기 모임 만이 저장되어 있다.

작년엔 내 삶이 어땠는지 2019년 캘린더를 되돌려 보았다.

정기적인 모임과 개인적인 약속, 여행 등 어느 달은 꽉 찬 약속으로, 어느 달은 간간히 있는 행사들로 나의 일상이 저장되어 있었다.

코로나와 함께한 올해와 작년이 많이 비교된다.

나로 인해 병원과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약속을 취소하고 교회 예배와 활동을 
중단했다.

혹시 내 몸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숨어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염려로 연로하신 부모님께도 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중단되어 단조롭고 단순해진 일상에 비해 병원에서는 새로운 많은 일들이 생겼다.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 위에 코로나19에 안전한 병원이 되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았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매일 소집됐던 감염대책 회의에서는 마스크 재고가 몇 개인지, 안심선별 진료소를 어떻게 설치할지, 출입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였고 급박하게 진행되는 모든 상황은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출입구에서 추위에 떨며 모두가 당직 순번으로 하던 발열 체크도 이제는 전담팀이 꾸려져 안면인식기를 통해 발열 체크하며 병원을 지키고 있다.

감염대책회의도 이젠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걱정되어 대부분 화상으로 비대면 회의와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게 했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와 환경에 맞춰 우리는 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황사 때문에 중국의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한 사진을 보며 낯설었는데 이제는 우리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서는 문밖을 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묘지가 없어 안장되지 못하는 외국의 상황이 결코 다른 나라만의 일이 아닌 것이 된 것 같다.

이젠 우리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천명이 넘기 시작했다.

내 곁에 있는 누군가도, 혹시 나도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파티, 송년 모임 등 함께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새해를 맞이하며 계획하고 소망을 꿈꾸던 즐거웠던 작년 연말에 비해 조용하고 쓸쓸한 연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2021년을 다시 계획하며 소망을 품게 된다.

“내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올 것이고 사람들은 예전의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새로 세운 계획을 이루어가는 평범한 일상을 누릴 것이다.”라는 소망을... 하루 빨리 그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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