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병원에선 간호사가 엄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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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병원에선 간호사가 엄마래’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12.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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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순 경희의료원 간호사 신작 동시집 출간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가까이 지구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을 소재로 씌어진 시 약 60여 편을 묶은 동시집이 출간돼 의료계와 문단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0여 년간 간호사로 활동하며 각종 문학상을 휩쓸고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자신의 시가 2편이나 수록될 정도로 문단에서 인정 받고 있는 한상순 시인(경희의료원 의료협력팀 간호사)이 신작 동시집 ‘병원에선 간호사가 엄마래’를 최근 발표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동시집은 1부 ‘병원에 온 미니 플래시’라는 주제 아래 △초음파 △아기수첩 △집 △아기는 아가라서 △예방접종 △수두 바이러스 △어린이 병동 놀이터 △미스터 나이팅게일 △세 살 할머니 △새봄 △어떤 나무 △병원에 온 미니 플래시 △청진기 △외침이란 시를 수록하고 있다.

2부 ‘감기 퇴치 작전’에는 △주사기 △백혈구 △엑스레이 △뇌파 검사 △위내시경 △우주선을 타다 △한쪽 눈으로 보면 △정기 건강 검진 △여행 가자 △감기 퇴치 작전 △차라리 △알아맞혀 봐 △문병을 싣고 있다.

3부 ‘작은 주사로 주세요’는 △웃음 치료 △회진 시간 △진료실 앞 △티눈 △쌍꺼풀 수술 △아가의 출근 △맘에 드나요? △보약 △입맛 내놔라 △시험 보는 날 △작은 주사로 주세요 △엄마가 퇴원한 날 △코로나19 △최선 △선물이란 작품이 실렸다.

4부 ‘손 글씨 눈 글씨’에는 △간호사 △신호 △내게 주시지 △손 글씨 눈 글씨 △마지막 문자 △병원 △면회 시간 △이름 때문 △돌돌돌돌 △밥 언제 나와요? △엄마의 효도 △쪽지 편지 △손 △발 도장 △신생아실을 수록했다.

이 시들 가운데 간호사라는 직업의 숙명과 사명감을 엿볼 수 있는 ‘아가의 출근’이란 시는 독자들을 자못 숙연하게 만든다.

‘아가의 출근’

두 살

예은이

오늘도

간호사 엄마 따라

병원에 간다.

엄마 아침 근무에 맞춰

병원 어린이집

새벽같이

출근을 한다.

경희의료원에서 보낸 40여 년의 간호사 생활을 접고 2021년 2월 정년퇴임 예정인 한상순 간호사가 1999년 등단 이후 21년만에 자신의 직업 배경이 되는 병원을 소재로 쓴 이 동시들은 병원을 ‘아프고’ ‘슬픈’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아픈 이들이 ‘회복되고’ 죽을 뻔하다가 다시 ‘살아나는’ 곳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한상순 간호사는 이 동시집에서 “병원은 슬픔과 사랑과 이별 같은 것들이 한 데 어우러진 공간이어서 마치 우리 삶의 축소판 같은 곳”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혼과 육체가 다 소진된 느낌이 들 때 한상순 간호사의 동시 한 편이 신체 활력을 채워주는 ‘영양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주)푸른책들 刊, 100쪽, 1만2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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