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현장에서 배워 사회에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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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현장에서 배워 사회에 베푼다"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9.11.13 0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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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흥식 교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2기 심의위원 위촉
내년 2월 정년퇴임 후 지역사회 및 초중고 재능기부 계획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나흥식 교수

“수업 현장에서 배워 사회에 베풀려고 합니다.”

지난 10월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2기 심의위원에 위촉된 나흥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는 “그동안 학교에서의 경험을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며 “1년이라는 임기동안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초의학 교수로는 처음으로 위촉된 나 교수는 R&D 예산 20조원의 향방을 심의할 예정이다.

자문회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심의기능을 수행하며 대통령(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민간위원과, 정부위원 5명(기획재정부장관, 교육부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및 과학기술보좌관인 간사위원으로 구성된다.

과학기술 주요 정책·과학기술 혁신 및 산업화 관련 인력정책·지역기술혁신정책에 대한 조정, 연구개발 계획 및 사업에 대한 조정, 연구개발 예산의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나 교수는 '명 강의'로 대학뿐 아니라 기업, 지역사회 등에서도 손꼽힌다. 

고려대학교 최고의 인기 교양과목인 ‘생물학적 인간’은 매학기 500여명이 넘는 수강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번에 들어가는 강의실이 없어 일부는 인터넷 강의로 들을 정도다.

퇴임 후에는 대학 강의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초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의 부인인 김희진 연세대 생명과학과 교수도 적극 응원해 줄 것이라고 한다.

나 교수는 11월28일 서초구청 구민을 대상으로 ‘4차 혁명과 뇌과학’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쉽고 재미있는 강의를 할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 “상대방의 입장에 들어가보면 보인다”고 말했다. 뇌의 자물쇠를 열고 넣으려면 옛날이야기 같은 스토리텔링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질문을 제때 답을 해주는 과정에서도 강의의 질은 점점 올라간다.

나 교수의 교육법은 남다르다. 그는 교육의 목적을 1등부터 100등까지 줄 세우기식이 아닌 모든 학생이 학습내용을 알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Modified team-based learning(개선된 팀 기반 학습)를 고안했다. 10명으로 구성된 조에 공동보고서를 제출하게 하고, 임의로 선발된 학생에게 구술시험을 시행해 그 점수를 조원 모두에게 동일하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미국 행동과학연구소에서 공부 방법에 따른 학습효율성을 비교한 결과 24시간이 지나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공부 내용이 '강의 듣기'는 5%, '읽기'는 10%, '집단토의'는 50%, '서로 설명하기'는 90%였다고 한다.

나 교수는 “자기 안의 울타리에 갇혀 있던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토론하기 시작했고 모두가 서로의 선생님이 되기를 자청했다”며 “서로의 선생님이 되는 방법은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학술 연구분야에서도 그는 뛰어난 업적을 쌓아 2019년도 대한생리학회 학술대회에서 학회 최고의 권위상인 ‘유당학술상’을 수상했다. 통증 연구에 쥐꼬리를 이용한 실험모델을 만들어 세계적인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나 교수는 인공지능시대를 대처하는 자세로 인간만이 갖고 있는 소통, 통찰력, 오답노트(개선해 가는 과정) 등을 강조했다.

한편, 나흥식 교수는 1981년 고대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박사를 마친후 1990년부터 생리학교실 교수로 부임해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고려대 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열여덟 차례 수상했으며, 2017년 중앙일보가 선정한 전국 대학교수 ‘강의왕’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고대의대 학장, 대한생리학회 이사장, 한국뇌신경과학회 회장, 한국뇌연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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