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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병원과 디지털 헬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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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병원과 디지털 헬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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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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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삼성서울병원 상근고문
▲ 이종철 상근고문
의학기술의 발전과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지내야 하는 기간도 동시에 늘어났다. 때문에 의료소비자의 관심은 ‘얼마나 오래 사는가’에서 ‘어떻게 오래 사는가’로 옮겨지고 있다.

단순히 물리적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는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관리적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위 ‘맞춤의료’의 개념조차 일상 생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맞춤의료는 본디 유전자 차원에서 시작된 개념이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기술 발전이 뒷받침되면서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일상 생활의 다양한 영역들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평소의 건강을 개인 맞춤형으로 관리하는 모델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만성질환을 비롯한 많은 질병에서 인간의 행동은 질병의 경과나 사망률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건강과 관련된 인간의 행위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건강 행동은 개인의 지식, 인식, 태도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주변인들, 사회문화적 요인,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환경이나 정책 등의 다차원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정한 의미의 개인맞춤의료는 유전자단계에서 보건의료정책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결국 환자의 일상 생활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모든 데이터들이 새로운 차원의 건강 자료로 변해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의료서비스 수준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령화와 맞물려 우리 사회의 복지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저속 경제성장 시대를 맞아 재정의 확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의료와 복지는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복지체계의 운영을 위해서는 의료체계의 효율적인 운영도 필수적이다.

헬스케어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효율성 개선이나 정보통신 기술의 활용과 산업간 융합을 통한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은 건강정보 생성 및 획득, 그리고 활용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효율성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우리나라는 의료비 자체가 낮아 정밀의료의 일차 목표가 의료비 절감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정밀의료 도입으로 인해 불필요한 검사, 치료, 처방을 받지 않아도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의료의 질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또한 유전체 및 생활정보를 활용해 약물에 대한 반응을 미리 알아보고 적절한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부작용 발생 등을 미연에 방지하면 부분적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

효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웹과 모바일 환경에 기반한 원격의료를 통한 만성 질환의 예방 및 관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료비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 역시 관련 기술 R&D 및 효과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에 정책 지원을 확대하려 했으나, 의료 영리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이해관계자간의 갈등으로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원격의료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2010년부터 여러 차례 폐기와 계류를 거듭하였고, 2016년 6월 재발의 되어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하지만 다양한 우려들과 비교하여 기대되는 이익이 더 큼을 입증할 수 있다면 조만간 원격의료를 통한 진료의 효율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미래병원이 해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병원 밖 데이터와의 연결이다. 4차 산업혁명 후의 환자 관리는, 병원 내 정보와 더불어 병원 외에서 수집된 데이터들까지도 포함한 통합적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다. 따라서 병원 외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자료 수집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에 대한 니즈(needs)가 높다. 이로 인해 최근 Digital Healthcare 산업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으며, 특히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기반의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의료서비스와 ICT기술의 융합은 언제 어디서나 환자와 의료진이 상호 소통하는 의료 서비스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아가 환자의 건강상태 정보를 수집,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및 의료서비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접근하지 못했던 다양한 영역의 데이터를 빠르게 모을 수 있게 되면서, 빅데이터의 효과적 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결국 맞춤의료, 정밀의료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병원 진료 정보, 유전 정보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등 병원 밖에서의 개인 건강 정보를 모두 통합하여 개인적 특성에 최적화된 진단과 치료를 적용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모인 정보를 최적의 알고리즘으로 빠르게 분석해내는 머신러닝 등의 기법들이 의료 효율화의 유망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AI 헬스케어는 머신러닝, 딥러닝, 음성인식, 영상이미지인식 및 자연어 처리기술을 적용하여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분석 및 활용하는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헬스케어 분야에 AI를 도입하게 되면, 의료종사자는 개인의 지식과 경험보다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어 의료비가 절감되고 치료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머신러닝으로 개인별 치료의 효과를 파악하여 사전에 맞춤형 관리를 해줌으로써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 질환발생 및 진행양상, 의약품 반응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처방이 이루어진다면 진단 및 치료 효율성이 높아지고 질환의 예방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생활과 병원을 연결시켜 예방부터 치료까지를 전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모델은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Hyper-intelligence)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들이 클라우드 상에 모이게 되고, 이렇게 생성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의미를 창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이 기록되고 공유됨으로써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의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여러 가지 고민들도 존재한다. 보안 이슈와 효율성 이슈, 그리고 실 사용자의 활용성 측면의 이슈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사람의 모든 자료가 생성되고 보관되고 어디선가 활용되게 된다면 일련의 공유 과정 속에서 보안에 대한 개념은 놓치기 쉬운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 공유와 보안, 이 두 가지 상반되는 개념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현명한 선택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활성화로 수집, 전송, 활용하게 되는 개인정보의 양이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개인 의료정보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해킹 공격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연이은 대규모 침해사고로 개인정보보호법이 지나치게 강화되어, 아시아에서 규제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EU와 유사하게 사전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 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런 강한 규제는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규제 준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즉 새로운 융합 산업의 등장에 따른 이용자 편익 증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는것이다.

그뿐 아니라 보안 이슈로 인하여 병원 내 자료들은 단일 병원에만 적합하게 구축되어 있다. 실제로 우리 나라의 대형 병원들은 워낙 많은 수의 환자를 보기때문에 한 병원 안에 진단 시점부터 회복이나 사망 시점까지 다양한 임상 정보와 조직 관련 정보, 영상학적 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이러한 진료 기록은 전산화되어 보관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각 병원의 진료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국가 기관으로 다시 한번 수렴 축적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산화된 방대한 환자 정보는 다른 병원과의 연결성이 매우 낮아 국가 데이터로서의 가치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당연히 글로벌 교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의료데이터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표준화가 되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별 병원 내에 많은 자료가 있지 않을 수는 있지만 병원간 정보 교류가 가능하도록 표준화와 자료 공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굳이 단일병원에 많은 자료가 모이지 않더라도, 모든 병원의 정보들이 하나로 합쳐
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향후 미래 병원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고, 표준화를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로운 공유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보안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표준화되고 공유될수 있게 된다면, 실제로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부작용들 역시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생체정보를 비롯한 여러 생활정보가 가지는 민감성 때문에, 혹시 유출이 생기면 정보주체의 정신적 혹은 재산적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안의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부터 바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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