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줄기세포 이식으로 HIV 감염 치료

2010-12-16     병원신문

혈중 줄기세포 이식으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이 완치된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돼, 표준요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에이즈 환자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버밍엄 소재 앨라배마대학의 마이클 사그 박사팀은 미국 국적의 40대 HIV 보균자가 말초 혈액 줄기세포가 포함된 피를 수혈 받은 후 HIV 감염이 완전히 치료된 사례를 확인, 학술지 '혈액(Blood)'에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독일에 사는 이 환자는 2007년 백혈병 치료 목적으로 말초 혈액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3년 후 이 환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백혈병뿐 아니라 HIV 감염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당시 혈액 줄기세포를 제공한 헌혈자는 HIV에 저항성이 있는 유전자를 선천적으로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그 박사는 "이는 매우 특이한 방법으로 HIV 감염이 완치될 가능성을 보여준 흥미로운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아직 이 치료법의 위험이 커서 표준치료법이 되기는 어렵다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골수이식, 그리고 최근에는 혈액 줄기세포 이식이 암환자에게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건강한 사람에게 이 시술이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수이식은 강력한 면역억제제와 방사선 조사를 거쳐 환자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수술로 인한 사망률이 5%가 넘는다.

연구진은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할 때 약물치료가 잘 듣는 환자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암이나 장기이식을 받은 HIV 감염인이라면 고려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사례가 같은 원리를 적용해 에이즈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