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보개혁 둘러싼 허구적 주장 3가지

2009-08-14     윤종원
미국 사회에서 건강보험 제도의 개혁을 놓고 찬성.반대론자 사이에 양보 없는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내 개혁입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며 전면적인 홍보전에 나서고 있으나 공화당의 반대 속에 각 지역 단위의 토론회에서 욕설과 물리적 충돌이 난무하는 등 여야간 대립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에 걸린 천문학적인 비용과 의원 수백명의 정치 생명, 대통령 오바마의 업적 등 너무 많은 것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반쪽짜리 진실과 파렴치한 조작, 새빨간 거짓말이 양측으로부터 난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이 뜨거워진 대립의 열기 속에서 각자의 주장과 비판의 논점을 비교.전달하는 언론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CNN 웹사이트의 머니면은 12일 경제전문지 포천지를 인용, 건강보험을 둘러싼 논쟁 가운데 대표적인 허구적 주장 세 가지를 지목해 소개했다.

그 첫번째는 건강보험 비용 증가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이다. 건강보험 비용이 국내총생산(GDP) 증가 추이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건강보험이 처해있는 위기의 증거로 자주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비용 증가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나 아이팟의 콘텐츠 제공 사이트 아이튠의 다운로드 횟수 증가만큼이나 특이할 게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런 증가가 문제가 되는 것은 비용만큼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의료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며 따라서 비용이 늘어나게 된 이유를 따져 대책을 마련해야지 비용증가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허구는 의료서비스 이용시마다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fee-for-service)가 건강보험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환자들이 이용할 때마다 의료기관의 수입이 늘어나게 돼 병원과 의사들이 과잉진료를 하게 된다는 주장은 양측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서비스를 남용하게 되는 근본적 이유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측의 문제라기보다 서비스를 받을 때 자신의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수요자 측의 이해에서 기인한다.

현재 의료서비스마다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부담 비율은 12%에 불과하며 지난 수십년간 줄곧 감소 추세다.

그러므로 건강보험 비용 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통제권을 더 강화하는 방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안이 배급제를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세 번째 허구로 지적됐다.

오바마 정부는 새로운 건보 개혁이 배급제로 귀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주장하고 있으나 건보 제도는 결국 배급제 양상을 띠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논쟁의 여지조차 없지만 "배급제"란 말을 듣는 순간 사람들은 이성적 판단을 잃곤 한다.

CNN이 지적한 이런 허구적 주장들은 찬.반양론 모두에서 발견된다.

건보개혁을 통해 수혜대상을 늘리고 낭비를 줄이는 목표는 지난한 일이어서 도달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엉터리 주장에 현혹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