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14년 연속 NCSI 1위

AI·QR 등 디지털 기술로 환자 편의 증진 및 VOC 통해 환자 시선에서 개선

2024-11-11     최관식 기자

세브란스병원(병원장 이강영)이 최근 한국생산성본부 선정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병원의료서비스업 부문 1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NCSI는 한국생산성본부가 기업과 산업, 국가의 품질경쟁력 향상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과 함께 개발한 고객만족 측정 지표다. 미국의 고객만족도 지수인 ACSI를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한 것으로, 유럽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가와 업종, 기업간 비교가 가능한 모델로 국제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NCSI는 82개 업종 349개 기업과 9만5,927개의 표본을 기준으로 업종별 세계 최대규모의 단일 대면조사를 진행한다. 고객기대수준(Customer Expectaions)과 고객인지품질(Perceived Quality), 고객인지가치(Perceived Value) 등에 대해 철저한 실사와 검증을 거쳐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평가한다.

세브란스병원은 객관적 조사과정을 거쳐 병원의료서비스업 부문에서 14년간 1위를 차지했다. 치료라는 병원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내원객들의 편의 증진으로 이어지는 세브란스병원의 고객 만족 프로세스는 더 발전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쉬운 길 찾기' 사인물을 활용해 내원객 불편을 크게 줄였다.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쉬운 길 찾기(Way-Finding) 사인물로 내원객의 불편을 줄였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이 있는 본관과 대장암센터 등 전문 암센터가 있는 연세암병원, 어린이병원, 심장혈관병원 등 전문병원으로 나뉘어 맞춤형 진료에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그만큼 원내 공간이 넓어 내원객이 한 번에 도착지를 찾기 어려워, CT 검사실과 같이 내원객이 자주 찾는 곳에 사이니지와 안내문을 제작해 편의를 높였다. 자주 찾는 도착지는 VOC에 접수된 사항을 통계를 기반으로 설정했다.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가족도움화장실, 장루/요루 화장실, 수유실 등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한 특수편의시설 위치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대형 사이니지를 붙여 환자, 보호자, 아기를 동반한 내원객 등이 쉽고 편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입원 환자를 위한 편의 개선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입원 환자들에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은 2021년 3월 시작한 ‘꿀잠 프로젝트’다. 병동 내 테이핑 작업 등을 병실과 떨어진 다른 공간으로 분리하고, 화장실 무소음 변기 뚜껑으로 교체해 소음 발생을 최소화했다. 또 환자의 숙면을 돕는 꿀잠꾸러미(귀마개, 수면안대, 입원생활 안내문)를 제공해 병동에서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여 입원 환자의 빠른 회복과 퇴원을 돕는다.

장루, 요루 환자를 위한 다목적 화장실도 설치했다. 장루, 요루 환자는 수시로 화장실에서 주머니를 비우고 세척해야 한다. 일반 화장실에서는 장루, 요루 환자에게는 변기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머니 세척이 어렵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연세암병원 3층에 다목적 화장실을 새롭게 조성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입원, 외래는 물론 응급실 진료도 대상이다. 치료 후 만족도 조사를 위한 카카오 알림톡을 발송해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개선점을 찾는 것을 쉬지 않겠다는 의도다.

만족도 조사 결과 중 주요 의견들은 매주 병원 운영회의에서 정기적으로 논의한다. 회의를 마치면 문제 해결을 위한 담당 부서를 지정하며, 부서 간 협력 체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해 문제점 개선에 온 병원이 힘을 합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 9월부터는 ‘안심 캠페인’을 진행했다. 환자가 ‘안심’하고 익명으로도 불편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불만을 제기했을 때의 불이익이 두려워 불만 제기를 주저하는 환자들에게 ‘안심하고 불만을 제기해도 된다’는 취지다. 환자 불편사항을 개선의 시작점으로 삼자는 생각으로 리플렛을 통해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환자 만족도를 제고하는 중이다.

IT분야는 세브란스병원이 환자 편의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환자 편의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My세브란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고도화하고, AI 보이스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AI 보이스봇 ‘세라봇’은 진료를 앞둔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일정을 안내하고 있다. 환자에게 진료 일정과 담당 의료진을 안내하는 것에서 나아가 환자가 진료 취소나 변경 등을 희망할 때 응대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환자·의료진을 향한 응원도 디지털을 통한다. 비대면 응원 캠페인 ‘응원 톡톡’은 병원 이용객이 보내는 응원 메시지를 모두가 공유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병원에 위치한 포스터와 전광판 속 QR코드를 스캔하면 응원 톡톡 홈페이지로 이동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응원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작성된 응원글은 병원 3층 로비 전광판에 띄워진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병원은 환자를 바라보며 나아갈 때 치료, 시설, 편의 등 모든 면에서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다”며 “세브란스병원이 14년 연속으로 NCSI 1위를 기록한 만큼 앞으로도 내원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내원객이 편안한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