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업, 우대수수료율 적용 마땅하다
의료업의 공공성을 인정해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는 병원계의 외침이 이번에도 외면 당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금융위원회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반대의견을 내놓아 향후 법률 개정에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반대논리를 들여다보면 치아교정, 미용시술 같은 공공성이 없는 의료서비스가 일부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딱히 의료업의 공공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표현도 없다.
그러면서 의료업의 공공성 지원을 위해 필요한 경우라면 건강보험 수가 등 그 취지에 맞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어느 정도 공공성은 인정하지만,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미적용에서 오는 손실을 건강보험 수가에서 해결책을 찾으라는 의미같다.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른 특수가맹점 요건을 의식했기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이런 애매한 표현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특수가맹점 요건은 4가지. △국가·지방자치단체 △행정기관 △재화 또는 용역이 국민생활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서 공공성을 갖는 경우 △신용카드업자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기초로 적격비용을 차감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이다.
특수가맹점 요건이 성립돼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분야를 살펴보면 주유소·충전소, 대중교통,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통행료로 1.5% 이내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
병원 중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특수가맹점으로 관리되는 경우도 있고 일부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특수가맹점 요건을 정해놓고 정작 지정할 때에는 ‘엿장수 마음대로’ 식이다.
특수가맹점 요건에 맞는 병원에 대해 건강보험에 책임을 돌리거나 치아교정이나 미용시술 같은 극히 부분적인 의료서비스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우대수수료율 적용에 반대논리를 펴는 것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총괄하는 정책책임 부서의 의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궁색하다.
게다가 공정성을 가져야할 금융위원회가 병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해 주지 못하는 이유로 신용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내세운 것은 더 더욱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금융위원회의 논리대로라면 치아교정이나 미용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소위 비급여를 위주로 하는 의료기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공성을 인정해 우대수술료율을 적용하는 게 마땅하다는 논리 역시 성립된다.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특수가맹점 요건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냉정한 잣대로 다시 한번 살펴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