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F 2024] 디지털트윈의 가치와 역할 ‘무궁무진’

디지털헬스케어 서밋(4)…‘디지털트윈기술로 그리는 미래의료’ 윤사중 프리딕티브AI 대표이사(존스홉킨스대학 생명정보학 겸임교수)

2024-10-10     정윤식 기자
윤사중 프리딕티브AI 대표이사(존스홉킨스대학 생명정보학 겸임교수)

“디지털트윈기술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은 미래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대한병원협회가 10월 4일 개최한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OSPITAL+HEALTH TECH FAIR with HIMSS 2024, KHF 2024)’의 네 번째 디지털헬스케어 서밋 강연에서 이 물음에 대한 힌트가 제시됐다.

윤사중 프리딕티브AI 대표이사(존스홉킨스대학 생명정보학 겸임교수)는 ‘디지털트윈기술로 그리는 미래의료’를 주제로 향후 디지털트윈기술과 AI가 그려낼 디지털 헬스케어의 혁신적인 발전상을 소개했다.

디지털트윈기술이란, 현실 세계의 특정 대상(예: 환자)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어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말한다.

윤사중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디지털트윈기술은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고 미래의 질병을 예측·예방하는 등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AI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로 AI(Narrow AI)’에서 ‘제너럴 AI(General AI)’, 궁극적으로 ‘슈퍼 AI(Super AI)’로의 발전이 예상되는 상황.

윤사중 대표는 “슈퍼 AI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지능을 가지게 돼 의료 분야에서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단지, 이러한 기술은 의료진의 결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고 어디까지나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AI가 모든 결정을 대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최종 결정권은 반드시 의사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사중 대표는 “AI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모든 요소를 고려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AI의 조언은 의사의 판단을 돕는 역할로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트윈기술이 ‘개인 맞춤형 의료(personalized medicine)’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 윤 대표다.

유전자 기반 디지털트윈기술을 통해 환자의 유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 대표는 “예를 들어 암 치료의 경우, 환자의 유전적 변이를 기반으로 특정 항암제가 효과를 보일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술은 기존의 정형화된 치료법과는 달리 각 환자의 특성에 맞춘 최적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트윈기술을 이용해 의료진이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함으로써 예상되는 문제를 미리 확인하고 대처하면 치료의 정확도와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부언했다.

또한 디지털트윈기술은 병원 운영의 효율성과 제약 기술 발전의 극대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주장이다.

이를테면 중동 지역의 병원들은 디지털트윈기술을 활용해 병원의 온도, 먼지 농도 등 다양한 요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약물 개발과 드럭 디스커버리(Drug Discovery) 분야에서도 임상시험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표는 “디지털트윈기술은 병원이 단순히 치료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바이오마커 개발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는 병원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이바지하거나 제약사에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재정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해외에서 60억 달러 규모의 파킨슨병 데이터가 제약사에 판매된 일이 있는데, 병원이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있어서 얼마나 큰 잠재력을 지녔는지 보여준 사례다.

그는 “제약사의 경우에도 유전자 기반 디지털트윈기술을 활용하면 약물 임상시험에서 불필요한 실험 대상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임상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다”며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가 특정 약물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임상시험에서 제외할 수 있다면 그만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디지털트윈기술과 AI는 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해 예방적 의료의 실현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디지털트윈기술과 AI가 융합된 미래 의료가 인간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의료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의료진은 이 기술들을 활용해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