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증원에 국민동의 없이 5조 쓴다고?”

의협, 교육부 의학교육 개선 투자예산 정면 비판

2024-09-14     정윤식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입해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나선다는 정부의 발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의협은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방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는 예산안 규모는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며 평가절하했다.

정부의 발표에 ‘사립의대 교육환경개선 자금 융자(1,728억 원)’와 같이 국고와 관련 없는 대출금 항목이 포함돼 있고 전문의 수련을 위한 수련병원의 지원에 대한 항목이 누락돼 있는 등 부실한 구성도 지적한 의협이다.

의협은 “이번에 발표된 의학교육 투자방안은 정부와 대통령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인 것일 뿐 의료계와 대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예산 자체도 의대정원 증원 2,000명과 마찬가지로 근거 없이 수립됐다”고 지적했다.

즉, 조 단위 국민 혈세를 쓰기 위해서는 미래 효과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도록 사전에 면밀히 분석하고 무엇보다 국민에게 먼저 동의를 구해야 마땅함에도, 5조 원이라는 혈세는 의대정원 2,000명처럼 그 어떤 분석과 근거도, 사회적 합의와 국민의 허락도 전무했다는 것.

의협은 “정부가 자존심과 오기를 지키기 위해 혈세를 독단적으로 투입한다는 발상이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다”며 “이런 예산은 현 의료사태의 근원이었던 수가 정상화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데 쓰면 의사 양성 기간에 따른 장시간의 기다림도 필요없이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이에 나락행 의대정원 증원 열차를 멈추질 못할망정 연료를 쏟아붓겠다는 정부에게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한탄한 의협이다.

의협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뒤로 한 채 땜질식 처방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정부의 태도에 격한 유감을 표한다”며 “전 세계가 부러워했던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정부의 자존심 때문에 망가뜨려 놓고 5조 원이라는 거액의 국민 혈세를 투입하겠다는 갈지자 행보를 당장 중단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