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종 구조 전환의 열쇠는 확실한 ‘수가’와 ‘보상’
복지부 “초기 적극적인 투자 통해 진료량 줄여도 운영 가능한 환경 마련” 정책 변화 따른 의료인력 쏠림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운영 플랜 구상 병행진료·도수치료 등 비급여 심층 검토 예정이나 기본 방향은 자율 규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관련해 의료계 내에서도 공감대가 있고, 상급종합병원 내에서도 중증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다만 진료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가 구조나 보상 구조가 (확실하게) 만들어져야 사회 전체적으로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되고 또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에 대한 진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과 유정민 의료체계혁신과장, 강슬기 의료인력혁신과장은 9월 6일 국제전자센터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상급종합병원 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준 과장은 “중증질환에 대한 보상 구조를 확실히 개선을 해서 참여 유인을 최대한 높여나가야 한다”며 “전공의에 대한 수련 등의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한편 2차의료기관이나 1차의료기관으로 환자를 분산, 권역 내에서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초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약 3조 3천억원의 비용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2027년 12월까지 3년의 시범사업 기간 중 톱다운 방식으로 강제하기보다는 바텀업 방식으로 현장의 의견을 수용해 충분히 보완하면서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정민 과장은 “초기엔 중증에 집중하더라도 확실히 보상이 되는 구조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가 보상 구조를 설계할 때 병상과 비중증 환자 진료량을 줄이더라도 충분히 운영 가능한 수준으로 일단 시뮬레이션을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입원료의 경우 5~6인실보다 2, 3, 4인실로 줄일 때 더 가산이 되고, 또 중환자실과 특수병상도 가산이 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것.
건보재정은 병상과 진료량을 줄인 부분에서 일부 진료비 절감이 생겨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으로 관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비수도권 환자들이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본인부담금을 차감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유정민 과장은 덧붙였다.
강슬기 과장은 정책 변화에 따른 의료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운영 플랜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강슬기 과장은 “현재 활동 중인 인력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재설계해서 운영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며 “의대 증원을 통해 전문의들이 더 많이 배출되고 간호법 제정으로 진료지원 간호사에 대한 (신분) 안정성이 보장된 만큼 중증 진료의 질을 제고하고 지역 의료가 충분히 안정이 된 이후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의료인력 전문위원회에서 차분하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슬기 과장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의료인력 생태계에 혼란을 초래하는 정책 추진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비급여와 관련해 강준 과장은 “그간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미용시술과 관련해 의료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좀 명확하게 분별하는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미용은 국민 보건 관점도 있고 접근성의 부분도 같이 존재를 하니까 보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쉽지 않은 과제지만 체계가 잡힌 이후에 시장이 안정되면 보상 수준도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다만 이 과제의 경우 선행 연구도 필요한 만큼 내년이나 돼야 본격적으로 논의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병행진료나 도수치료 등의 경우도 심층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지만 기본 방향은 자율 규제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준 과장은 말했다.
또 실손보험의 경우 의료개혁특위에 금융위원장이 참여하는 등 금융위원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며, 과거 거론됐던 공사보험 연계법을 법제화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도 무르익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
강준 과장은 “현재 의료개혁특위에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참여하고 있고 전문위원회에도 50% 이상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의료계 모든 직역의) 의견을 모두 듣고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는 전공의와 의협의 참여가 절실하며, 그렇게 된다면 더 유연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의료개혁특위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출범을 했고, 법령상의 근거도 가지고 있는 만큼 참여해서 대안을 제시해 준다면 충분히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강준 과장은 정책의 변화에 따라 마련될 각종 정책수당을 개인에게 직접 지급하거나 혹은 기관에 지급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