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처방' 막는다

소병훈 의원, '마약류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환자의 투약 내역 반드시 확인 후 처방

2024-08-07     오민호 기자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환자의 투약내역을 반드시 확인 후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8월 6일 청소년과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마약류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는 1,991만 명(국민 2.56명당 1명)으로 역대 최대로 처방 건은 1억340건, 처방량은 18억9,41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용 마약류 중 ADHD 치료제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는 최근 5년간(2019~2023) 청소년 처방 건수가 89%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6만6,415건 △2020년 6만5,685건 △2021년 7만8,261건 △2022년 9만9,742건 △2023년 12만5,739건이다.

현행법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경우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긴급한 사유가 있거나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남용 우려’ 여부는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해야 알 수 있음에도, 현행법상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 투약내역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돼 있어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가 투약내역 확인을 고의로 건너뛸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마약류관리법 제5조1항에 따라 최근 5년간(2020~2024.5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으로 적발돼 수사 의뢰된 마약류취급자(의료기관)’는 총 368건이다. 이 가운데 졸피뎀, 프로포폴 등 오남용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최면진정제와 마취제의 경우, 전체 적발 건수의 48%(177건)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진통제 82건, 식욕억제제 70건, ADHD치료제 20건, 항불안제는 19건이었다.

2023년 하반기에 적발된 A의료기관(의원)은 진료기록부에 투여 시간 등 투약량의 근거가 되는 상세 내역을 미기재한 채 피부‧미용시술 환자에게 최면진정제와 마취제를 11회 투약(22.4~5월)하기도 했다.

이에 개정안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처방을 방지하기 위해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라는 문구를 삭제, 암 환자의 통증 완화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엔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하도록 했다.

소병훈 의원은 “우리 사회에 마약 중독 및 관련 범죄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특히 마약 중독은 선제적 예방이 중요한 만큼, 의료기관에서부터 오남용돼 처방되지 않도록 법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청소년을 포함한 환자들이 마약 관련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사회적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