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중재안 제시에, 의료계 ‘전공의’에 달려
임현택 의협회장, 협상 가능성에 ‘올특위’ 결정 따를 것 야당, 증원 결정 과정 맹공…여당, 의료대란 대응이 우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 개최
국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현 의료사태 중재안이 제시됐지만 의료계는 정부와의 협상은 모두 ‘전공의’에게 달려있다며 전공의가 모든 문제의 키(key)라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6월 26일 국회 본관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의료계 비상상황 청문회’를 실시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증인으로 자리했으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강희경 서울대병원 의대교수 비상대책협의회 회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원장 등 9명이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의사 집단휴진 등 현 비상상황과 관련해 증인‧참고인 신문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의대정원 확대 결정에 대한 과정을 문제 삼았으며 여당 의원들의 정부의 입장에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을 부각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특히 2026년도 의대정원, 필수의료 패키지 재논의 미복귀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라는 일종의 협상 중재안 제시에 의료계는 전적으로 전공의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정부에서 너무나 형식‧논리학적으로 국민의 생명권이 달린 문제를 정말 도예시하고 있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의대 증원을 동의하고 또 의료개혁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 과정) 행태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를 꾸짖었다.
이어 백혜련 의원은 임현택 의협회장에게 “2025년도 증원은 어쩔 수 없지만 2026년도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논의가 가능하고 행정처분이 취소된다면 (의료계가) 협상의 테이블로 나올 수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현택 회장은 “기본적으로 전공의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봐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백 의원은 “만약에 올특위(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오는 6월 29일 논의하는 것으로 아는데 (중재안을 받아) 협상 테이블로 나가자 이렇게 결론이 나면, 의협의 태도는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올특위는 자신이 참여하지 않고 지원만 하기 때문에 올특위의 결정에 이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답한 임 회장이다. 올특위에서 만약 협상 테이블로 나가자고 하면 의협도 동참할 것이라며 전적으로 올특위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
강희경 서울대병원 의대교수 비상대책협의회장도 “사실은 지금 관건은 전공의”라며 “전공의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야당은 의대정원 2천명 결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정부의 밀실 행정이 의정 갈등, 의료대란 사태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은 “의료개혁은 최소 20~30년 이렇게 먼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추진해야 되는 중요한 일”이라며 “그래서 사회적 숙의 과정도 매우 중요한 데 차관 답변을 들어보니 2,000명 증원 안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후 비공개로 했다가 2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표 이후에 바로 확정 발표했다. 이게 밀실행정이자 오늘의 의료 갈등 의료 대란 사태를 만든 거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도 “지난 1년간 또 용산하고 수시로 의대 증원 문제에 련해서 협의를 하고 논의를 했다”면서 “그리고 그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제출이 안 됐다”고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서영석 의원 역시 “지금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을 뻔히 알고 엄청난 저항이 일어날 걸 알고 있는데, 정원 결정을 장관 혼자서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국민 누구도 믿지 않는다”면서 “뭘 근거로 해서 2천 명을 늘렸다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이개호 의원은 “두 번의 공식 회의를 통해서 2천명의 증원을 확정했다는 말을 듣고 어느 누가 수긍하겠냐”며 “아마 청문회를 보는 국민도 주먹구구식으로 어떻게 이런 중대한 결정을 그런 식으로 결정하는지 크게 실망했을 거”라고 보탰다.
이에 박민수 2차관은 “제가 제출 가능한 자료는 최대한 제출하고 (증원 관련) 공식적인 논의 일정은 정리가 돼 있는 게 있다”면서 “(대통령실과) 수시로 논의한 날짜 등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좀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은 “세 명의 전문가는 서로 독립된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035년에 1만명 정도가 부족하다고 했고 그 가운데 논문으로 증원을 제안한 연구자는 한명인데 그 논리에 따른다면 2045년이나 돼야 수급이 균형을 이룬다고 했다”며 “필수 의료가 열악한 상태에서 앞으로 20년 후나 필수의료 인력 수급이 균형을 이룬다면 그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등법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할 때 ‘충분하지는 않지만 절차적 타당성과 합리적 근거가 있어 보인다’고 했던 부분을 거론했다.
한편, 여당은 의대정원 숫자에만 매몰돼선 안된다며 전공의 처우 개선과 병원 경영난 타개를 위한 대응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우리가 지금 의대정원에만 매몰돼 계속 논의가 진행되는데 사실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라는 소위 필수의료가 붕괴 현상이 나타났고 지역의료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지난해부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까 이걸 논의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전공의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나 외면했던 것 같다”며 “주 44시간을 논의하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전공의들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했는지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정말 반성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줄이게 될 경우 연간 약 700명의 전공의가 필요한 만큼 의대 증원을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밝힌 김미애 의원이다.
이와 관련해 조규홍 장관은 “우리가 백방으로 노력해봤지만 일단 필요한 조건이 의사인력 확충이고 다음이 상급종합병원이 외래나 중등증 이하 환자를 보지 않더라도 경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수가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의료개혁특위에서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한지아 의원은 “국립대병원의 경영난이 가속화돼 현재 국립대병원의 총 의료수익 감소액이 약 1조2,6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곧 인건비도 지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한 의원은 이어 “2025년 2천명 의대정원 배정 숫자의 약 40%가 현재 국립대병원으로 배정돼 있어 교육에 대한 것도, 진로에 대한 것도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규홍 장관은 “많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나가다보니 진료량이 축소됐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복지부는 의료공백 최소화, 필수진료의 유지, 최소한의 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해 우선 건보 선지급 제도로 지원을 했고 또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최소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